착한기변 출시 반년만에 142만명 대박행진
'고가 요금제 쓰는 단기가입자' '저가요금제 쓰는 장기가입자'까지 대상 확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착한기변 대상자를 가입기간 18개월 이전 고가 요금제 사용자, 3만원 이하 요금제 장기 가입자로 곧 확대할 겁니다."
경쟁사가 언제 도망갈지 모르는 산토끼(번호이동)를 잡으려 애를 쓸 때, 든든한 집토끼(기기변경)를 키우겠다는 차별화 정책을 구상한 전략가가 있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 전략 본부장이 주인공이다.
그가 만든 장기고객 우대 정책인 '착한기변'이 대박 행진 중이다. 착한기변은 장기고객들이 기기 변경을 할 때 27만원씩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2월부터 8월 현재(19일)까지 착한기변 이용자는 142만명. 대상이 '가입기간 18개월 이상, 최근 세달간 평균요금 3만원 이하'로 확대되면 연말까지 250만명까지 착한기변을 이용할 것이란 예측이다.
'착한기변'이 나오기 직전까지 우려도 많았다. 기기변경 고객에 작년까지 보조금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을 감안하면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착한기변은 그 이상의 결과를 거두고 있다. 해지율이 줄어들며 비용효율성을 되찾았고, SK텔레콤 고객 충성도는 올라갔으며, 기기변경 보조금이 줄어들어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안정을 이끌었다. 착한기변 시작 직전인 1월보다 2~7월 평균 기기변경 고객은 27% 늘어났다.
윤 본부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경쟁사에서 신규고객을 끌어와야한다는 패러다임에서 탈피를 못했는데, 이제는 기존 고객 중심을 위하는 것으로 경쟁의 축을 바꾸자는 게 SK텔레콤의 방침이 됐다"며 "착한기변 이름도 '가격이 착하다'는 뜻과 함께 고객의 감성을 어루만질 줄 아는 '착한 SK텔레콤이 되겠다'는 진정성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장기 고객의 가입기간에 따라 쿠폰을 나눠 주는 '데이터 리필하기' 제도도 윤 본부장의 아이디어다. 데이터가 필요 없는 고객은 음성 리필도 할수 있다. 그는 "티월드에서 리필 쿠폰을 받은 고객들을 분석해보니 리필해 쓴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2.5GB, 음성 이용시간은 65분이었다"며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각각 2만2500원, 7020원의 요금 절감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월 평균 100만명 고객(데이터 70만명, 음성 30만명)이 리필 쿠폰을 쓰면 월별 요금 절감효과는 15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고객을 위한 혜택을 내놓았으니 이제는 최대한 많은 고객들에게 알리겠다는 것이 윤 본부장의 목표다. 그는 "자신이 VIP고객인지, VIP라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안 받은 혜택이 무엇인지 모르는 고객들이 여전히 많다"며 "MMS(멀티미디어메시지)나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명확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과 함께 행복한 SK텔레콤'이 지론이라는 그는 97년 SK텔레콤에 입사한 이후, 유통 판매 등을 거친 다음 2001년부터 마케팅 한 우물만 파 왔다. 하나 SK카드 마케팅 본부 상무, 서부 마케팅본부장 등을 거친 이후 올해 2월 SK텔레콤 마케팅 전략 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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