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미국 증시의 부진에도 국내 증시가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주며 선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1900대 중반에 있는 박스권 상단을 뚫을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대신 박스권 하단의 지지선도 튼튼해 보인다. 지수 영향력이 큰 전차군단 중심의 경기 민감 대형주들의 분위기도 좋다. 미국 증시의 약세에도 외국인들이 전차군단을 다시 사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지선이 튼튼하다는 판단에 동의한다면 조금씩 사서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는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방어선이 튼튼하다면 닥공(닥치고 공격)도 시도해 볼만 하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시장의 공포가 극심할 때나 혹은 방향성이 좀처럼 보이지 않을 때가 가장 좋은 투자적기였음을 증시의 역사는 말하고 있다. 국내증시는 박스권에서의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좀 더 긴 호흡으로 투자에 나설 때가 됐다고 판단된다. KOSPI는 지난주 20일선과 60일선 간의 중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하였다. 조정을 받았던 대형주 중심의 경기민감주들도 바닥을 확인하였거나, 단기 상승추세를 형성하고 있다. KOSPI는 단기적으로 1875 ~ 1950에서 움직임이 예상된다.
최근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지정학적 리스크, 이에 따른 투기적 수요가 몰리면서 유가와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호주, 브라질 증시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OSPI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구리가격도 최근 2주간 9% 가까이 상승하고 있다. KOSPI의 방향성과 관련하여 단기적으로는 구리가격 추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전일 KOSPI는 견조했다. 내부적인 부담은 적어 보인다. 지난 주말보다 2.5포인트 하락했지만 장중 저점대비 8포인트 반등했다. 외국인 순매수도 나흘째 이어졌다. 5~6월 발생했던 패닉 국면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연장될 수 있는 시기다.
문제는 미국 증시 부진이다. 단기간 매크로 모멘텀이 제한된 상황에서 연준의 정책 변경을 확인하고 대응하려는 눈치 보기 국면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글로벌 증시의 중심 축을 담당했던 뉴욕 증시의 탄력 둔화는 국내 증시의 차별적 강세를 어렵게 만든다. 갑갑한 지수 흐름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미국증시가 지난 한 주 동안 2% 넘는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KOPSI는 전일에도 1910선을 지켜내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이머징 증시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일부 이머
징 국가를 제외하고는 선진국대비 강세(8월 셋째주 수익률 대부분 플러스)를 기록하며, 지난 6월 미국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불거졌던 당시와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주요국 중 KOSPI의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가장 높은 수준(12개월 예상 PER 8.28배, 4년 평균대비 -9.2%)이라는 점에서 국내 경기회복 기조와 맞물려 주요 선진국 증시와의 밸류에이션 갭 축소시도가 강화될 개연성이 더욱 크다는 판단이다. 업종별로는 12개월 예상 PER 기준으로 KOSPI대비, 그리고 각 업종의 2011년 하반기 이후 평균 밸류에이션 대비 괴리율 측면에서 반도체, 하드웨어, 자동차/부품(12개월 Fwd PER 기준)과 은행, 금속/광물, 건설, 에너지, 유통, 보험, 조선(12개월 Fwd PBR 기준) 등이 특히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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