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식당가에 가면 이를 쑤시는 중·장년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쑤시개가 없으면 나무젓가락을 자른 뒤 뾰족한 부위로 시원하게 이를 쑤시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쑤시개를 이용해 이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간단하기 없애기 위해서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이 사이가 더 벌어지고 그 사이에 음식물이 다시 끼는 악순환이 반복되니 주의해야 한다.
치아에서 눈에 보이는 치관(잇몸 밖으로 드러난 이 부분)의 뿌리는 얇은 형태로 돼 있다. 대개 이 뿌리와 뿌리 사이는 벌어져 있는데, 치아 뿌리를 감싸는 턱뼈 일부인 치조골과 잇몸이 뿌리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준다. 젊었을 때 혹은 건강한 치아를 가진 이들은 뿌리 사이의 틈이 치조골과 잇몸으로 꽉 채워져 있어, 음식물이 낄 공간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30대 이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치조골이 약해지고 잇몸 두께는 점차 얇아지게 된다. 이렇듯 노화가 진행돼 치아 뿌리 사이의 틈이 잇몸 위로 노출되면, 이 공간으로 음식물이 이전보다 더 끼게 된다. 따라서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을 잘 제거할 필요가 있다. 이 때 이쑤시개가 아니라 치실, 치간 칫솔 등 구강용품을 적절히 사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실제로 음식물이 낀다며 치아를 메워달라는 환자들이 종종 있는데, 진료해보면 인위적으로 메울 수 없는 정상 치아 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상 치아의 경우 인위적으로 공간을 메우면 자정 작용이 약해질 뿐만 아니라 세균이 더 번식해 되레 심한 치주염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인위적인 치료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어 불편하지만 돋보기를 쓰게 되는 것처럼, 귀찮더라도 치실과 치간 칫솔을 휴대하는 방법이 가장 추천하는 이유다.
새이플란트 치과의원 이기훈 원장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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