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학자금 대출 금리를 미 10년물 국채에 연동하는 법안이 24일(현지시간) 미 상원 표결을 통과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상원은 이 법안을 찬성 81표, 반대 18의 표결로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번 법안은 대학생들의 대규모 이자폭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미 정부가 지원하는 학자금 대출인 '스태포드론' 금리를 변동 금리로 전환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미 정부가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공해왔던 고정 금리 3.4%의 저금리 학자금 대출 법안의 시효는 지난달 만료됐다. 이에 따라 이번 달부터 저소득층 학생들은 기존보다 두 배나 높은 6.8%의 학자금 대출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저금리 정부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이미 6.8%의 고정 금리 비용을 감당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상원을 통과한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비용은 크게 낮아진다.
이번 법안은 스태포드론 금리를 매년 10년물 국채 금리에 연동토록 규정하고 있다. 스태포드론 금리를 매년 6월 직전에 실시한 미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보다 2.0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결정토록 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 5월15일 입찰에서 10년물 국채 낙찰 금리가 1.81%였고 이에 따라 2013~2014학기 스태포드론 금리는 3.86%로 결정됐다.
앞서 민주당은 스태포드론 금리를 고정 3.4%로 유지하자고 주장했으나 정부 재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국채 금리에 연동하는 절충안이 마련된 것이다.
문제는 향후 국채 금리가 오를 경우 그만큼 학생들의 대출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점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향후 5년 안에 스태포드론 대출 금리가 7%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5년 안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한 셈이다.
이에 따라 스태포드론 금리 상한을 6.8%로 제한하거나 변동금리를 향후 2년 동안에만 적용하는 부수 조항들이 표결에 붙여졌지만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얻지 못 했다. 향후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어쨋든 당장 학자금 대출 금리 급등이라는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셈이다.
이번 법안이 민주·공화 양 당 합의로 마련된만큼 내주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원 표결에서도 통과가 유력시된다. 공화당 상원 의원들은 하원에 법안 통과시켜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 상원은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미 학자금 대출 시장의 85%는 정부 지원으로 이뤄진다. 샐리매 등 민간 학자금 대출 업체가 담당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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