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현오석 경제팀에 대한 신임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경제부총리가 4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열심히 해 왔다"며 "앞으로도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더욱 열심히 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로써 여당 원내대표와 중진들이 제기해 온 경제팀 교체 논란은 일단 수그러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현오석 경제팀에 대해 '잘했다'가 아닌 '열심히 했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간의 경제운용 성과에 흡족해하며 칭찬한 것이라기보다는 지금까지 해 온 것 이상으로 더 잘해 달라는 당부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넉 달이 안 된 경제팀을 바꾸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현 부총리로선 자신감을 회복해 경제를 살리는 데 올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동시에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는 부담도 안았다. 하반기 경제운용을 소신 있게 잘해내야 할 것이다. 열심히 하는 데 머물지 않고 국민이 성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추슬러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대통령에게 지적받은 주택 취득세 문제는 영구 인하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인하폭과 시기, 세수부족 보전 방안은 정하지 못한 채 지자체의 반발에 직면했다. 취득세를 낮추고도 주택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투자활성화 대책, 고용률 70% 로드맵, 서비스산업 육성 대책 등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챙겨야 한다. 상반기에만 10조원 가까운 세수가 펑크 난 판에 증세 없이 복지수요와 재정압박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도 구해야 한다. 대외여건 또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일본 아베 정권은 엔저 드라이브를 계속할 것이다. 중국은 성장률이 7%대를 맴돌면서 경착륙 우려가 제기된다.
박 대통령의 두둔으로 현오석 경제팀이 리더십 위기를 넘겼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10월 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하는 여권은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경제팀을 다시 흔들 것이다. 출범한 지 넉 달이 안 됐다지만 그 정도면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다. 현 부총리가 중심을 잡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행동으로 보여 줄 때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