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서울에 위치한 중소기업 A사. 태국에서 폐기물 소각과 발전시설 건립을 위한 턴키(Turn-Key) 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접했다. 사업 규모는 무려 500억원. A사 연간 매출의 5배나 넘는 큰 액수였다. 그러나 제안서를 만들고 태국의 발주처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장애물이 드러났다. 태국의 세금제도를 알 수 없었고 태국 법률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로펌이나 회계사에 컨설팅을 의뢰했지만 엄청난 비용을 요구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우주항공 특수설비 등을 제조하는 B사. 중국 사천성 장안매립장 매립가스발전사업(총 200억 규모)을 위해 지난 2011년 8월 중외합작경영기업(SPC) 계약을 체결하고 11월에 SPC를 설립했다. 그런데 이후 SPC 운영과 계약이행 구조, 계약상의 의무이행 등을 두고 현지기업과 이견이 생기면서 SPC를 청산하려는 생각까지 했다.
A사와 B사의 어려움을 해결해 준 곳은 다름아닌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다. A사와 B사는 기술원의 수출지원 상담센터를 찾았고 센터를 통해 법률, 현지 제도, 세무 등의 컨설팅을 받았다. 이후 A사는 500억원의 태국 사업을, B사는 200억 규모의 중국 매립가스발전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다.
기술원의 수출상담센터는 해외 현지의 구체적인 상황을 잘 모르는 환경산업 관련 중소기업들에게 각종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수출 지원을 돕고 있다. 그동안 수출상담 지원센터는 1600건의 상담을 진행했고 160건에 이르는 전문 컨설팅을 제공했다. 이 결과 환경중소기업은 1800억원에 이르는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수출상담 지원센터는 환경산업 관련 중소·중견기업에 '원스톱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에 시작했는데 내부 전문가 3인과 국내외 해외진출지원단(실무전문가) 55인으로 구성돼 있다.
기술원은 수출지원 상담센터 뿐 아니라 우리나라 환경산업 관련 기술업체들이 세계에 진출하기 위한 해외환경협력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는 아시아에 집중돼 있는데 ▲중국센터 ▲베트남센터 ▲인니센터 등 세 곳이 있다. 환경산업의 해외진출 지원 사업 중심으로 특화돼 있다. 지난 2012년 세 곳 센터의 수출실적만 해도 ▲중국 500억 ▲베트남 38억 ▲인도네시아 100억원에 이른다. 최근 베트남센터 사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베트남은 매년 경제 성장률이 5% 넘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베트남의 경우 환경예산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국가 예산의 약 2%인 7억8600만달러(8838억)에 이르렀다.
기술원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중남미와 중동·북아프리카에 센터를 확대할 계획에 있다. 중남미는 콜롬비아 보고타에 그리고 중동·북아프리카 진출을 위해 알제리 알제에 거점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이 두 곳은 환경시장 성장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지역이다. 기술원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은 매년 8.2%(연간 260억달러 규모), 중남미 지역은 9%(연간 400억달러 규모)씩 환경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안에 거점센터가 마련되면 기술원이 관련 기업들의 수출지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기술원 손동엽 수출지원실장은 "국내 환경관련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다"며 "기술수준은 매우 높은데 해외 진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손 실장은 "관련 중소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있으면 수출상담 센터를 찾으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며 "앞으로 중소기업 성장의 희망사다리 구축, 중소ㆍ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 확대를 위해 기업밀착형 수출지원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출상담 지원센터는=한국환경기술원 수출상담 지원센터는 그야말로 정부가 제공하는 무료 '원스톱' 서비스이다. 실무전문가와 전문자격사로 나눠져 차별화된 컨설팅을 제공한다. 실무전문가들은 ▲해외 환경시장 조사 ▲바이어발굴 ▲현지 비즈니스 자문 ▲해외투자 전략 수립 등을 책임진다. 전문자격사 컨설팅은 ▲해외진출 관련 기업법무 ▲국제협상과 수출 계약서 자문 ▲통관·관세 관련 자문 ▲국제조세, 회계 관련 전문 지식을 제공한다.
지난 2012년 553건의 상담건수를 분석해 본 결과 무역실무가 어렵다고 상담한 경우가 28%에 이르렀다. 이어 계약협상과 체결지원을 도와달라는 상담이 22%, 교육 17%, 해외시장조사 16% 순이었다.
수출상담 지원센터는 환경관련 중소기업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www.greenexport.or.kr)과 전화(1599-1722)로 문의하면 된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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