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두환 전 대통령 재산 압류
자택 등 압수수색..미술품 100여점 압수
1600억원 미납 추징금 환수 착수
은닉재산 여부와 비자금과 관련성 밝혀야
해외재산 등 광범위 특별 수사 예고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앵커 - 어제 오후였죠.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비롯해 관련 인물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는데요.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검찰은 어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택과 장남 전재국씨가 대표로 있는 출판사인 시공사 본사 등 스무곳 가량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특히 이번 수색에는 금속탐지기까지 동원해서 그림과 도자기 미술품 100여점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현금이나 보석 등 귀금속은 발견하지 못해 재산압류에 대비해 미리 빼돌리거나 처분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날 압수수색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검찰은 확보한 물품에 대한 자금 출처를 확인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으로 구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국고로 귀속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검찰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명 의심 재산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펼친다는 계획인데요. 그간 전두환 전 대통령은 비자금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던 시기를 전후해 상당 규모의 은닉 재산을 아들 등 친인척 명의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왔습니다.
앵커 - 압수수색 사진을 보니까 다양한 미술품을 압수했던데 국고로 귀속된다고 하니 다행이긴 합니다. 그런데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납한 추징금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군 형법상 반란 등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과 함께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7년 동안 추징된 금액은 전체 추징금의 24%인 533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2010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강연으로 발생한 소득이라며 300만원을 낸 뒤로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텨왔습니다.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틴 이유는 재산이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소유재산이 29만원이다라는 말이 크게 화자가 될 정도였죠. 그러나 이번 압수수색으로 그동안 거짓말을 해왔다는게 들통났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이번 수색에 바탕에 전두환 추징법이 크게 기여를 했다면서요?
기자 - 네. 법의 정확한 이름은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별법입니다. 지난주 금요일 일부개정안이 발효되면서 공무원의 불법재산에 대한 몰수 추징 시효가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고, 일가족에 대한 추징금 집행이 가능해졌습니다.
때문에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납한 나머지 1672억원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추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이번에 압류한 재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은닉 재산이나 비자금과 연관성을 밝혀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습니다.
또 가족 소유 재산의 원천이 전두환 전 대통령 은닉재산이더라도 그동안 시간이 흐르면서 증가한 재산 가운데 어디까지를 은닉재산으로 봐야하는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이번 압수수색으로 앞으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될텐데 어떤 단계들이 남아있나요?
기자 - 네. 우선 전두환 전 대통령을 포함해 비자금 세탁 창구로 의심받는 세 자녀와 동생 내외 등 일가족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이들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검찰이 지휘체계에 외사부를 포함하면서 해외에 숨겨둔 재산이나 역외탈세 여부 등까지 파헤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앞서 전재국씨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블루아도니스 코퍼레이션이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이 확인됐는데요. 이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합니다.
이 같은 검찰의 의지는 확고한데요. 앞서 채동욱 검찰총장은 반드시 10월까지는 성과를 내야 한다며 특별수사를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하고 계좌추적, 압수수색 등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모쪼록 미납 추징금을 이번에는 해결했으면 좋겠네요.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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