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석유회사 로열더치쉘(이하 쉘)은 9일(현지시간) 내년 퇴임하는 피터 보서(Peter Voser.54) 최고경영자(CEO) 후임으로 네덜란드 출신의 벤 반 뷰르덴(Ben van Beurden.55) 하류부문(정제 및 판매) 대표이사를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쉘 이사회는 앤드루 브라운(Andrew Brown) 탐사생산 부문 대표와 마빈 오덤( Marvin Odum) 미국 사장, 사이먼 헨리(Simon Henry)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세 경합자를 제치고 반 뷰렌을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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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과 시장 전문가들은 헨리 CFO가 차기 CEO가 될 것이라고 관측해왔다.
1983년 쉘에 입사한 반 뷰르덴은 네덜란드와 아프리카,말레이시아와 미국, 영국 등에서 일하면서 30년간 몸담아 쉘 내부에서는 팔방미인으로 통하는 경영자다.
요르마 올릴라 쉘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벤 내정자는 석유산업에 대한 지식이 깊은 데다 쉘의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경영자의 경험을 쌓았다”고 내정 이유를 밝히고 “벤은 앞으로 우리의 주주들에게 경쟁력있는 수익률을 창출하기 위해 정해놓은 전략적 어젠다를 추진하고 더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출신의 보서 CEO는 지난 5월 스위스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내년 1월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CFO를 역임하는 등 29년간 쉘에 근무한 보서는 내년 1월 CEO에서 물러나 3월 퇴직할 예정으로 있다.
그는 석유와 가스매장량 허위기술을 둘러싼 추문 이후 쉘의 안정에 크게 기여했으며 200억 달러가 투입되는 카타르의 ‘진주 가스 석유 전환시설’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도 무리없이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메이저 석유업체에서 통상 차기 CEO를 맡을 인물의 직위는 주요 수익원인 탐사와 생산부문이지만 쉘은 안정된 수익을 가져다주면서도 리스크는 낮은 장기간이 걸리는 대형 프로젝트를 선호하면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액화천연가스 사업은 탐사와 생산부문에 견줘 낮은 10~15%의 수익률을 내지만 거의 추가 자본지출없이 수 십 년간 안정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장점이 있다.
쉘은 최근 이 분야에 약 400억 달러를 투자해왔으며 중국과 기타 신흥국에서 가스 이용이 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돈을 벌기를 기대하고 있다.
쉘은 또한 천연가스를 디젤과 같은 석유로 전환하는 거대한 시설인 가스석유전환시설에 거액을 투자하는 회사로 원격지에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 선박 건조의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다.
반 뷰르덴은 이런 점에서 쉘에는 안성맞춤인 경영자다., 그는 쉘의 액화천연가스 사업에서 10년의 경험을 쌓았다. 액화천연가스 사업은 가스액화석유사업과 함께 지난해 251억 달러의 수익 중 94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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