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1.61% 하락했다. 지난 주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이 양적완화 규모 감축 관련 논쟁을 지속한 여파로 코스피는 하락 출발했다. 이후 미국 및 유럽의 경제지표가 개선됐으나, 엔화약세와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의견에 급락한 SK하이닉스의 영향으로 코스피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주 중반 이집트 정정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했고, 중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코스피의 하락세는 지속됐다. 이집트 및 포르투갈의 정정 불안은 지속됐으나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 등으로 코스피는 소폭 반등에 나서기도 했다. 주 후반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회복이 확연해질 때까지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으나, 삼성전자의 올해 2·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코스피는 재차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개인은 5232억원어치를 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597억원, 993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번주 코스피는 완만한 회복 흐름이 예상됐다. 그러나 반등 탄력은 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집트와 포르투갈의 정정불안, 삼성전자의 실적실망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어 강한 상승추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그러나 크게 낮아진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추가하락도 제한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국내 대표기업들의 실적발표 전까지는 박스권내 흐름이 예상됐다.
이번주는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 및 옵션만기일,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및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의 연설,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 일본의 금융정책위원회, 미국의 어닝시즌 개막 등이 주요 변수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U 재무장관 회의 전후 포르투갈 사태 진정 및 유럽의 성장주의 기조강화, 버냉키 의장 연설-6월 FOMC 의사록 공개를 통한 미국 출구전략 리스크의 내성강화, 미국 어닝시즌 개막을 통해 낮아진 실적 눈높이의 충족 등의 요인을 통해 국내증시는 반등 시도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여전히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중단 시행 시기에 대한 우려가 커 6월 FOMC 의사록에서 시행시기의 단서를 찾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일본은행의 금정위에서 추가적인 부양 조치를 발표할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100엔에 도달한 엔·달러 환율과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일본 에너지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아 일본은행의 추가조치는 없을 것으로 봤다.
여전히 외국인 매수세가 부담요인이나, 글로벌 펀드에서의 자금이탈도 진정되고 있어 외국인 순매도 역시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 요소를 감안하면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집트의 정국 불안은 유가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원유에 대한 투기적 순매수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급증했고 지정학적 요소 외 수급과 경기 여건에 비춰 단기간 크게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상승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는 점은 상승 탄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시장의 기대치가 다소 과도하기도 했지만, 컨센서스를 하회한 실적 가이던스로 인해 향후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를 지우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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