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제조업 경기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허약해진 체력이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현재까지 총 28개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됐다. 이 가운데 22개가 전월 대비 상승하며 제조업 경기 회복을 나타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6월 제조업 PMI가 50.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49.0)과 시장 예상치(50.5)를 모두 웃돈 것이다. 제조업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한 달 만에 회복했다.
세부 항목을 보면 6월 공장 신규주문지수가 48.8에서 51.9로 개선됐고, 생산지수도 53.4로 4.8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고용지수가 50.1에서 48.7로 악화돼 200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인 50선을 하향 돌파했다. 고용 시장만 회복된다면 제조업 경기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6월 제조업 경기도 개선됐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이 이날 공개한 유로존 제조업 PMI는 48.8로 나타났다. 이는 5월 48.3과 시장 전망치인 48.7을 넘어서는 것으로 최근 1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유로존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의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영국 PMI는 6월 52.5를 기록하며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도 48.4를 기록하며 최근 16개월 중에 가장 성적이 좋았다.
호주는 6월 PMI가 5.8포인트 오른 49.6을 기록했고 러시아는 5월 50.4에서 6월 51.7로 상승했다. 일본도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 덕분에 대형 제조업체들의 경기 체감지수를 보여주는 단칸지수가 2분기 4를 기록하며 201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0'을 웃돌았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현재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제조업 경기 회복이 부진한 상황. HSBC가 밝힌 한국의 6월 제조업 PMI는49.4를 기록,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을 밑돌았다. 인도네시아 PMI도 최근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으며 대만은 2개월 연속 제조업경기가 위축 국면에서 빠져 나오지 않고 있다. 베트남도 PMI가 2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 제조업 경기의 약해진 체력은 아시아 지역에 먹구름을 몰고오며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전날 HSBC가 발표한 중국의 6월 제조업 PMI 확정치는 48.2를 나타내 9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앞서 중국 정부가 발표한 6월 제조업 PMI는 50.1로 기준선을 간신히 넘겼지만 전월의 50.8에 비해 0.7포인트 낮아졌다.
프레데릭 뉴만 HSBC 아시아 이코노믹 리서치 공동 센터장은 "아시아 지역은 아직 서방 국가들의 경기회복 바람을 맞지 못하고 있는데다 높은 금리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아시아 지역은 3분기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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