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의 발달로 인해 네트워크가 중심이된 디지털화는 모든 업계의 주요 화두다. 디지털화의 가속화로 다양한 정보기술(IT) 기기가 연결되는 '제3차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이런 변화에서 금융권도 예외가 아니다. 은행권은 전통적인 창구영업에서 벗어나 주요 은행서비스를 자동화하고 있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러나 은행권의 디지털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며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바일 환경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품가입과 이체, 대출 등 은행의 주요 서비스는 빠르게 전자화되는 추세다. 특히 현금거래가 감소하고 계좌이체나 신용카드, 전자지갑 등의 결제 수단이 보편화되면서 은행권의 디지털화를 돕고 있다.
은행들의 디지털화는 고객들의 편의를 높인다. 직접 지점에 방문할 필요성이 없어지며 대면채널의 제약을 벗어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감독당국의 입장에서는 은행들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관리·감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이점도 있다.
FT는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은행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생각보다 더딘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금융권이 가진 보수성 때문이다. 은행들은 모바일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 떠안기를 꺼리는 데다 '은행업은 실패해서는 안된다'는 전통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다. 도덕성과 신뢰가 중시되는 은행권이 태생적으로 빠른 변화에 발맞춰 나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대형 은행들이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도태되고 이 자리를 신기술의 금융 서비스로 무장한 비은행 기관들이 채울 경우 감독과 규제가 어려워지며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연결될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FT는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금융 혁신을 기대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변화에 따른 실패를 거부하는 '무관용의 원칙(Zero Tolerance)'은 금융권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싹트게 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은행들의 선택 여부를 떠나서 디지털화를 향한 변화는 필연적이다.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이미 은행 창구 방문율을 앞질렀다. 전자지갑을 포함한 다양한 모바일 결제 수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글로벌 전자 결제 시장은 매년 급성장중이다. 빅데이터의 활용과 같이 한단계 발전된 IT 기술의 도입은 은행과 고객 모두가 '윈윈'하는 길이된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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