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목광천 일대 마을을 다 빼버리고 사업을 하면 모양이 우스꽝스러워질 것 같다. 보상비는 줄겠지만 이런 식으로 사업이 잘 될지 모르겠다."
26일 광명시흥 보금자리지구 정상화 방안이 발표되자 주민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그런 가운데서도 재산권에 제한을 받아오다 이제서야 제외될 것이란 대목에서는 쌓인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2010년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이후 광명시흥지구 주민들은 3년 가량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나무 하나 심는 것조차 재산증식으로 간주돼 당국의 감시를 받았다.
그렇다보니 우선해제지구 일대 풍경은 대체로 비슷했다. 주민들은 보금자리지구에서 해제된 지역을 표시한 지도와 지적도를 펼쳐놓고 제척 대상에 포함된 곳이 어디까지인지를 비교하느라 분주했다.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아니면 지구에서 제외돼 다시 예전처럼 살아갈 수 있을지를 살펴보는 중이었다. 아직은 정확한 경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미리 짐작을 해보려는 행동으로 보였다.
정부가 이곳을 주택규모를 당초 계획한 9만4000가구에서 6만~7만가구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은 이 일대 주택공급이 과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이전 정부의 색깔 지우기에 나서면서 보금자리주택을 명칭부터 없애기로 한 이상 이곳을 필두로 추가로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정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 배경에는 과잉 개발지구 지정으로 인한 폐해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이제 정부에 맡겨진 숙제는 신속하고도 정확한 해제구역 안내와 보상시점이다. '할거면 빨리 하고 아니면 빨리 풀어달라'는 목소리를 현장에 가보면 들을 수 있다.
조정된 개발사업이 부정형으로 이뤄지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주민들이 직접 지적도를 펼쳐들고 퍼즐 맞추기 하듯 보상 포함여부를 예측하지 않도록 보다 정밀한 '보금자리 출구전략'을 세우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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