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조 농협은행 WM사업부 펀드 애널리스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달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지난달 22일부터 글로벌 주가 조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20일 새벽(한국시간) 6월 FOMC를 마무리한 이후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 종료 시기를 내년 중반으로 못박기에 이르렀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가 불거지면서 대표적 변동성지수인 VIX가 크게 높아졌고, 자본유출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머징 국가의 주식·채권 변동성이 동시에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도 이번 달 들어 100포인트 이상 빠지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은 상반기에 박스권을 지속했기 때문에 다시 가치(Value)가 부각될 수 있는 매우 저렴한 영역에 진입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뉴스 및 관련 인사들의 발언에 따라 금융시장은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고,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이후에도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발표된다면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경기가 일정부분 회복됐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또한 경제회복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점진적으로 민간으로 이행되는 과정에 들어섰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본다.
또한 경기영향을 많이 받는 이익배수를 제외하고 자산가치 중심인 주가순자산비율(PBR)로만 판단해도, 한국 주식시장은 견고한 지지영역인 PBR 1배 내외에 진입한 상태다. 따라서 장기 투자자에게는 현재의 주가수준이 매우 매력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
최근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투자자들이 현재의 주가수준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 투자자라면 목표수익률을 낮게 잡는 단타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 투자자라면 현재 주가수준에서의 주식형펀드 비중확대는 적절한 선택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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