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이야기2' 부터 시작해 '닥터', '더 웹툰: 예고살인' 등 이달 줄줄이 개봉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공포영화의 개봉시기도 빨라졌다. 여름방학과 맞물리는 7~8월 '공포영화 특수'가 올해는 6월로 앞당겨졌다. 사후세계, 성형수술, 웹툰, 싸이코패스 등 공포영화 내 소재도 다양해졌다. 그동안 식상한 반전과 진부한 장치로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데 급급했던 공포영화가 올 여름에는 새로운 전환을 맞을 수 있을까.
공포영화도 크게 흥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은 1998년 '여고괴담'이다. 당시 이 영화는 '교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한국의 특수한 입시제도와 곁들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과 공수창 감독의 '알포인트(2004)'가 바통을 이어받아 작품성 측면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다. 베트남전을 다룬 '알포인트'는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우리 내면의 공포를 다뤘으며,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공포영화 '장화, 홍련'은 관객 314만명을 동원해 역대 국포영화 흥행 1위를 자랑한다.
이후에는 공포영화가 한동안 주춤하다가 학원물인 '고사'가 10대 팬 층을 겨냥해 흥행에 성공했다. 2008년 당시 공포영화로는 유일하게 개봉했던 '고사: 피의 중간고사'는 관객 160만명을 동원해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후로도 매년 3~4편씩 공포영화가 여름마다 찾아왔지만 100만명 이상을 넘어선 영화는 전무한 실정이다. 소재고갈, 예상되는 반전 등 다양한 원인 분석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관객이 무엇에 공포를 느끼는지에 대한 의미있는 분석과 시각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올해는 어떨까. 우선 초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지난 5일 개봉해 가장 먼저 관객을 찾은 '무서운 이야기2'는 개봉 첫 주 약 35만 관객을 동원해 전작의 성적을 뛰어넘었다. 27일 개봉하는 '더 웹툰: 예고살인'의 주인공을 맡은 이시영 역시 "역대 공포영화의 최고기록을 깨고 싶다"고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지난 해 개봉한 '무서운 이야기'는 시리즈로의 성공 가능성을 보이며 올해는 2편이 나왔다. 보험회사의 미해결 사건을 다룬 '444'가 큰 줄기를 이루고 있고, 그 안에 인기 웹툰 '절벽귀'를 원작으로 한 '절벽', '귀천신당'이란 동양적인 공간으로 사후세계를 표현한 '사고', 일상적인 공간인 엘리베이터를 다른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로 그린 '탈출' 등 세 편의 이야기가 가지를 친다. 앞의 두 편은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야기인 반면 '탈출'은 코믹하면서도 독창적이다. 다른 세상에 갇힌 교생 '고병신' 역은 가장 튀는 캐릭터다.
20일 개봉을 앞둔 '닥터'는 싸이코패스 성형외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다. '실종', '올가미' 등으로 공포영화에 조예가 깊은 김성홍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의사 '최인범' 역은 '산울림'의 김창완이 맡아 파격변신을 시도했다. 최인범은 젊고 아름다운 아내의 옷차림, 머리 스타일, 목소리 등 하나부터 열까지를 일일이 간섭하다.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한 아내는 헬스클럽 코치와 애인 사이다. 어느 날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최인범은 그 때부터 잔인하고도 끔찍한 복수를 펼친다. 프로포폴 사태 등 성형에 중독된 현 세태와도 시기적절하게 맞물린다.
'더 웹툰: 예고살인'은 웹툰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다. 이시영, 엄기준 주연으로 '분홍신'을 연출한 김용균 감독의 네번째 작품이다. 인기 웹툰 작가의 미공개 웹툰과 똑같은 연쇄 살인 사건이 실제로 벌어지면서 서서히 밝혀지는 충격적 비밀을 담았다. 이시영은 극중 살인을 예고하는 인기 웹툰 작가 지윤 역을, 엄기준은 웹툰의 비밀을 파헤치는 강력계 형사 기철 역을 맡았다. "이야기가 탄탄한 공포영화"를 만들겠다는 김용균 감독의 약속이 이뤄졌는지 지켜볼 일이다.
'19금 공포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는 '꼭두각시'는 최면과 빙의라는 소재를 다룬다. 알 수 없는 환영을 보는 매력적인 여인 '현진'과 그녀에게 위험한 최면을 거는 의사 '지훈'의 파국을 그려냈다. 레이싱걸로 유명한 구지성과 '폰', '아랑' 이후 3번째로 공포영화에 도전하는 이종수가 주연을 맡았다. 20일 개봉.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