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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던진 南, 고민 깊은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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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하루 앞두고 대표단 명단도 교환 못한 채 심리전만
"격 맞춰라" 靑 돌직구에 北, '저자세' 감수해야 하나 고심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남북 당국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남북 양측은 대표단 명단조차 교환하지 못한 채 극심한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장관을 내보낼테니 북한도 격을 맞춰라"는 돌직구를 던져놓은 청와대는 이날 별다른 움직임 없이 북한의 대응을 차분히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정착과 신뢰관계 구축의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내일 회담에서 남북간 많은 난제를 서로 충분히 협조해서 국민이 바라는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날 수석비서관회의 때 했던 원론적인 기대감과 당부를 반복한 것이다.


이는 남북회담 수석대표 선정, 의제범위 조율 등을 두고 북한쪽에 공을 넘긴 후 차분히 반응을 지켜보자는 의중으로 읽힌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까지 남북 당국회담에 참석할 수석대표가 누구인지, 대표단은 어떻게 구성되는 지 통보하지 않았다. 남북 양측은 대표단 명단을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동시에 주고받을 계획이다. 12일 회담 시간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길어야 20여시간이 남은 시점까지도 북한 내부에서 수석대표를 누구로 할 지 등 치열한 고민이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애초 북한은 지난 장관급회담 관례대로 한국의 통일부장관과 북한 내각참사를 대화 파트너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우리측이 "통일부 장관에 격을 맞추려면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와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도 '급'을 낮추겠다고 공언하자 상황이 복잡해졌다. 북한은 통일전선부장이 한국의 통일부 장관보다 '0.5칸' 정도 높은 직급이라 자평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청와대 주변에서는 수석대표 문제 때문에 모처럼 성사된 남북회담 자체를 북한이 깰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또 남북회담의 '결정권'을 떨어뜨려 현안 해결을 위한 동력을 약화시키는 것도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개성공단 정상화나 금강산 관광 재개, 민간왕래ㆍ협력사업 추진문제 등에서 대화의 필요성은 북한이 더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수석대표 문제뿐 아니라 당국간 회담으로 틀을 정하자는 우리의 일관된 주장이 관철된 점, 회담의 장소로 서울을 택한 점, 실무접촉을 개성에서 하자는 북한의 요구를 일축하고 판문점 남쪽 평화의집으로 정하는 등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측이 사안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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