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4·1대책 두달]서초동 공인중개업자들이 '컵라면'을 먹는 이유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따르릉~', 현관문에 달린 종소리가 울리자 컵라면을 먹고 있던 서초2동 M공인중개사사무소 김모 실장은 얼른 입을 닦고 문쪽을 내다봤다.


"왜 컵라면을 먹는줄 아세요? 오늘도 바쁘기는 엄청 바빴어요. 그런데 다 전월세 소개하느라 그런거에요. 수십년째 여기서 일을 했는데 지금처럼 심리가 꺾인적이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한달에 매매 등기를 30~40개씩 했어요. DJ시절에요. 전화는 하루에 500통 이상 왔습니다. 말 그대로 빗발친거죠. 지금은 중개업자들이 다 망했어요. 옛날이 좋았어요. 그때가 경제를 아시는 분들이 있었던 것 같고…."

4·1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두 달. 현장에서는 벌써 '올스톱'이라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4·1대책 직후까지는 기대심리가 반짝 살아나면서 일부 급매물들이 움직이기도 했다. 하지만 채 두 달도 못가 약발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현장관계자들은 부동산 정책이 한시적이라는 점, 손질되는 과정에서 세제 혜택 등의 폭이 축소된 점 등으로 인해 실망감을 줬다고 입을 모았다.

M공인 관계자는 "정말 반짝했다. 3월부터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해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됐다. 그런데 6월 취득세 만료 시한이 다가오니까 다시 심리가 죽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면제가 돼야 하는데 대책과 달리 시행이 안 되고 있다. DTI 완화도 늦어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오름세가 다 꺾였고, 약보합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거래를 20년을 했는데 대책이 크게 잘못됐다. 각종 세금감면 혜택을 주면서 1가구 1주택이라는 제한을 둔 것이 문제였다. 보금자리에 이어 행복주택도 잘못됐다. 결정적이라고 본다. 악재가 계속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차이가 너무 벌어져 흥정을 붙일 수가 없다"고 했다.


4·1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반짝 효과가 있었던 것은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좀 더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관계자들의 평가다.


개포동 I부동산 관계자는 "대책 발표로 반짝 효과가 있었다. 대책이 나온다고 하니까 좋은 대책이 나올까 싶어서 호가가 상승이 됐고 실질적으로 주공 1단지를 기점으로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는 거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 집값은 다시 내렸고, 추격매수가 따라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경기가 안 좋다는 게 근본적인 이유지만 4·1대책이 '죽어가는 시장'을 살리기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좀 더 세련되고 정교한 대책 마련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집 있다고 다 세금을 매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강남에서 전세 5억~10억원짜리 집에 사는 사람들보다 용인에서 1억~2억원짜리 집 가진 사람들이 세금이나 의료보험이 더 많다. 요즘은 모든게 전산화 돼 있고 그런 부분들을 공무원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해결할 수 있는데, 집있으니 무조건 세금내라 이것은 행정편의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근의 H부동산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나오는 대책이 6개월인지 1년인지 우리도 헷갈리는데 손님들은 오죽하겠냐"며 "13억원 매매가 전세가 8억~9억원 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이유"라고 지적했다.

5년간 20만가구 공급을 약속한 행복주택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J부동산 관계자는 "MB시절 보금자리가 공급되면서 기존의 주택은 안사려고 했다. 앞으로 행복주택을 하면 좋은 지역에 임대주택이 계속 공급이 될텐데 젊은 사람들이 집을 안사려고 할 것이다. 하반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