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원으로 시작한 중랑장학기금 현재 55억원 조성...명문대학 진학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등 중랑구 교육 여건 좋아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아무리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교통이 편리하다 해도 교육 여건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젊은 부부들은 더 나은 도시로 떠나고 맙니다. 지난 2002년7월 처음 중랑구청장에 당선돼 지역을 다니면서 들은 이야기 중 가장 가슴 아픈 일이 아이들 교육때문에 다른 구로 이사간다는 말이었습니다”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30일 오후 인터뷰를 통해 “중랑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이사오고 싶은 구’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것이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월3일 아주그룹 문태식 명예회장이 중랑구의 지역발전과 청소년 장학사업을 위해 400억원 상당의 사재를 중랑구에 기부해 커다란 화제가 됐다. 그 중 일부 토지가 현재 건설되고 있는 구리~포천 고속도로로 편입돼 약 70억원 토지보상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는 보상금 전액을 중랑장학기금으로 적립할 계획으로 있어 중랑장학기금 100억 달성의 목표가 조기에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중랑장학기금이 생긴 것은 2008년 ‘중랑장학기금설치 및 관리조례’를 제정하면서부터다.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당시 구 출연금 20억원으로 시작된 중랑장학기금은 2009년 10억원, 2013년 5억원 등 구에서 총 35억원을 출연, ‘중랑장학기금111기부운동’ 등을 통한 민간기부금, 내고장(중랑)사랑카드 기금, 예치이자 등 적극적인 모금활동을 통해 이달 현재 총 55억여원이 조성됐다.
문 구청장은 "처음 중랑장학기금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100억원 조성은 요원한 목표였다"면서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지역의 교육발전에 전력을 다한 결과 예상보다 빠른 시일내에 목표 달성이 가능해졌다"고 흐뭇해 했다.
뿐 아니라 중랑구의 학업성취도는 조금씩 상승, 대학 진학률 역시 높아지고 있다. 2012년 29명이던 서울대, 연·고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등 소위 명문대 진학생이 2013년 42명으로 늘었다. 또 지난해 5월 서울시에서 발표한 ‘서울시민 생활만족도 조사’ 결과 중랑구의 교육환경만족도가 2005년 서울시 최하위였던 25위에서 2011년 9위로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들어 빛을 발하고 있는 이런 결과들은 한 두 해 노력으로 얻어진 성과들이 결코 아니다.
구는 2003년 당시 불과 2억원이었던 교육 관련 지원경비를 2004년 3억원, 2005년 7억8000만원, 2006년 17억4000만원 등 점차 확대해 올해 누적액 기준 총 422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교육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2008년 말에는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의 보조금 지원비율을 5%에서 8%로 대폭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원묵고등학교가 자율형 공립고로, 면목고는 서울시 최초 기숙공립학교인 자율형 공립고로, 혜원여고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돼 앞으로의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또 특성화고를 제외한 지역내 8개 고등학교 성적상위 5%이내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학력증진 특별반’을 편성해 최고 수준의 외부 강사와 우수교사를 투입해 학력신장을 꾀함으로써 대학 진학률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는 망우역 인근 상봉프리미어스엠코 주상복합건물 내 9~11층에 1만3000㎡ 규모의 대형 명문학원가를 유치하는 등 높아지고 있는 학부모들의 교육수요에 적극 대처할 방침이다.
문 구청장은 “‘교육발전 없이는 지역발전도 없다’는 소신에 따라 앞으로 중랑구를 서울 5위권 교육특구로 만들어나가는 데 교육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식경제부의 교육특구 지정을 목표로 지역 교육환경을 반영한 지역특화발전 교육특구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며, 명문교육도시 기반조성을 비롯한 교육환경 선진화, 인재육성 및 교육력 향상, 교육협력네트워크 활성화, 평생학습 활성화 등 5대 정책과정을 설정해 추진하는 등 교육특구 지정에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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