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반도가 대화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일까. 북한과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필요성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져진 가운데 대북전문가들은 두 인물을 주목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사진 오른쪽)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사진 왼쪽)이다.
최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주변국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6자회담을 거부했던 북한의 종전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특히 김 제1위원장 다음가는 군부 2인자인 최 총정치국장이 대화를 언급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최 총정치국장은 장거리 로켓 발사가 성공하자 군부의 강경 목소리에 편승해 3차 핵실험과 대남 군사위협 등을 주도한 인물이다. 따라서 최 총정치국장이 대화에 나서겠다고 발언한 것은 북한 군부가 주도한 강경 노선이 수정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 내 실용주의적 협상파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를 주도할 인물로는 김정은 체제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장성택 부위원장이 꼽힌다. 장 부위원장은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와 특구 조성 및 외자 유치를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을 도모해왔다.
장 부위원장 작년 8월 직접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지원과 협력을 이끌어냈고, 새로운 경제조치를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 등 체제의 안정을 위한 경제난 해소에 주력했다. 일각에서는 남한의 경제시설을 시찰하기도 한 장 부위원장이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잠정폐쇄 상태의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조치도 취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결국 북한이 중국에 군사적긴장 완화를 약속하고 경제개발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부위원장이 김 제1위원장과 함께 최근 공연관람과 경제시찰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북한이 중국과의 대화에서 6자회담의 의제인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아, 초기에는 개성공단 문제 등을 먼저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대화 언급은 자신들이 그동안 주장한 핵보유를 전제로 한 군축대화나 평화협정 체결 등에 한정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분명한 내용이 없는 북한의 대화 언급으로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ㆍ미 당국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 군당국은 대비태세 강화 기간에 내려졌던 일괄적인 골프금지령을 내달 초부터 해제하기로 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27일 "영관급 이하 장교는 내달 1일부터, 장성 및 고위공무원은 8일부터 골프 금지가 해제된다"며 "그러나 주요 직위자는 대비태세를 유지하도록 했고 부대별로 근무 군기도 유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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