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미국의 기업환경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연한 자본시장 시스템으로 인해 재정비 될 수 있는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용등급 BBB 이하 고위험 고수익 지향 회사채를 소화할 수 있는 하이일드 채권시장이 갖춰지면서 현지 기업이 금융위기로 빠르게 디레버리징 됐음에도 신용 리스크가 있는 기업들이 채무조정과 구조조정을 통해 다시금 전열을 갖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엔저현상 심화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상황에서 시장 신뢰를 급속도로 잃을 수 있는 국내 채권시장 구조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우 활성화 되어있는 하이일드 시장을 통해 BBB등급 이하의 기업들도 캐피탈 시장 접근이 용이하며 글로벌 유동성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며 "유로존의 불황과 중국의 실망스런 경제 성장률은 미국 경기 회복의 부정적 요소이나 작년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견고한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는 미국 경제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가계는 미국과 다르게 금융위기 후 오히려 레버리지가 확대되었으며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의 수혜는 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 사이에서 차별적으로 나타났다"며 "유동성 공급의 통로가 취약한 상태에서 기업 신용등급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우량 기업의 갑작스런 신용사건은 시장에 신뢰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심화된 엔저현상이 수출 5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이일드 마켓 활성화 통해 기업들에게 저금리 환경의 혜택이 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경제 주체간 상호 협조와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환율 변동성과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대응 전략으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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