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체휴일제 약속한 정부, 이제와서 막는 이유는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대체휴일제 약속한 정부, 이제와서 막는 이유는
AD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인 '대체휴일제' 입법작업이 당정 간 엇박자를 연출했다. 국회가 입법을 추진하자 정작 가장 적극적이어야 할 정부가 곳곳에서 제동을 걸어 4월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누리꾼들은 "좋다가 말았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정부는 왜 반대한 것일까.

◆대체휴일제 놓고 온도차…새누리, 방향 선회


대체휴일제 도입은 끝내 무산됐다. 25일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와 여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이 법이 통과될 경우 부작용이 크다"고 버텼다. 새누리당 김영주·김기선·박성효 의원 등도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일요일과 공휴일이 겹칠 경우 평일에 하루를 쉴 수 있도록 하는 대체휴일제는 지난 19일 안행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됐다. 여야 위원들은 당시 정부가 난색을 표명하자 토요일과 겹치는 공휴일에 대해선 적용하지 않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당초 토요일까지 포함시켜 휴일을 연간 4.7일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됐지만 일요일만 적용해 연간 2.3일 규모로 축소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리 소식을 전해들은 친박계 의원 출신의 유 장관은 크게 불만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유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대체휴일제를 통해 공휴일이 늘어나게 되면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자영업자, 임시직·일용직 근로자 등 취약계층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며 법안 추진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자 여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이 "18대 국회에서 6명의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냈고, 19대 때도 7명이 발의했다"며 "의원들 의견을 받들어서 이제는 국회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대통령령으로 정해야 한다'는 유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언제까지 대통령령으로 어떻게 정할지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정부는 재계 대변인?"


유 장관은 대체휴일제에 대해 "공휴일을 법률로 정하는 것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법률로 휴일을 정하면 휴일근무에 (기업이) 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야기된다"고 말했다. "민간부문의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도 "경제가 어려운 시기인데 기업인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좀 더 의견을 수렴하자"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재계의 반발 논리와 같다.


새누리당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법률로 승격시키면서 부작용은 고려하지 못했다. 일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할 경우 교대제 사업장은 주휴일과 관계없이 일요일 근무에 대해 휴일근무수당을 50% 할증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영세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로 인건비 부담이 늘게 되는 문제도 생긴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김민기 의원은 "대체휴일제는 그동안 공휴일과 휴일이 겹쳐서 재계가 누렸던 이익을 근로자에게 되돌려 주자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도 "우리나라 근로자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장 시간을 일하고 있고, 산업재해도 많다"며 "대체휴일제 법안을 막으려는 것은 가진 자의 기득권 논리"라고 비판했다.


◆'염불보다 잿밥' 국정과제, 부처 간 혼선으로 이어져


국정과제 후속 입법 과정에서 정부부처 간 입장차도 엇갈렸다. 주무부처인 안행부는 강하게 반발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은 다르다. 여행·레저 산업 진작 효과가 예상된다며 찬성 입장에 변함없다는 것이 문광부의 설명이다.


이 같은 혼선은 이미 예고됐다.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을 보인 국정과제 때문이다. 박근혜정부의 140개 국정과제를 살펴보면 대체휴일제를 통해 여가산업을 육성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가 81번째에 포함돼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여성문화분과에서 다뤘다는 이야기다. 논의과정에서 주무부처와 노사 양측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고용복지분과·법질서사회안전분과 등과의 상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수차례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지만 인수위 시절부터 칸막이가 작동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