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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형마트 규제만으론 전통시장 못 살린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취지로 대형마트 영업을 규제한 지 1년이 됐다. 의무휴업을 한 대형마트의 매출은 줄었다. 하지만 전통시장 매출은 기대한 만큼 늘지 않았다. 체인스토어협회가 의뢰해 정진욱 연세대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서 줄어든 소비의 5분의 1만 전통시장과 동네슈퍼로 옮겨갔다. 예상과 달리 엉뚱하게 편의점과 온라인쇼핑이 매출 증가 효과를 봤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어민과 협력업체가 타격을 받는 의외의 결과를 빚었다. 이들은 대형마트 규제로 매출이 줄었다며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 영업일수가 줄어든 대형마트가 고용을 줄이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소비자가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주차하기 편리하고 물건 고르기 쉽고 가격표가 붙어 있어 가늠하기 쉽기 때문으로 요약된다. 도시민들의 바뀐 생활양식에 맞춰 전통시장 스스로 변해야 한다. 주력상품인 신선식품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 전통시장을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로 활용하면 농수산물 유통 개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주 남부시장은 바로 옆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왜 시장에 들르지 않는지 알아봤다. 젊은 층의 볼거리와 쇼핑 아이템이 부족하고 어두침침해 그렇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 홍대 앞 스타일을 벤치마킹해 시장 복판에 퓨전 요릿집과 옷가게 등 '청년몰'을 유치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렸다. 그 결과 청년몰은 물론 주변 식당과 상가의 매출 모두 증가했다. 이처럼 지역문화와 접목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꾀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부 지역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제시한 상생 모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파주에선 5일장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근처 대형마트와 5일장이 열리는 날에 쉬도록 협약을 맺었다. 서울 수유시장은 시장 한복판에 SSM을 입점시킨 뒤 배달 서비스를 지원받는다. 대형마트 3사는 의무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되 일요일 영업에서 얻는 이익의 일부를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에 지원하는 방안을 전국 30여개 전통시장과 논의 중이다. 정부와 국회는 대형마트 규제 1년의 과정과 결과를 면밀히 살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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