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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영어산책] "탄식이 절로~" 아멘코너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6초

[김맹녕의 골프영어산책] "탄식이 절로~" 아멘코너 필자가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의 깃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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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을 두 차례 라운드한 경험이 있다.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가 바로 전통과 자부심으로 가득 찬 명인들의 잔치다. 매년 4월 둘째 주면 오거스타내셔널에는 철쭉이 만발하고, 또 그만큼 많은 화제가 탄생한다. 상위 0.01%의 세계적인 명사들만이 회원이라는 이 명문클럽은 스노비즘(snobbism)과 댄디즘(dandyism)이 결합된, 소위 특수층 사교클럽이다. 스노비(snobby)는 '배타적', 댄디(dandy)는 '멋쟁이'를 뜻한다.


코스는 일단 대회를 위해서 10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7개월 정도만 개장한다. 오거스타의 신(神)만이 우승을 점지한다는 이 코스의 승부처는 바로 '아멘코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11~13번홀 등 3개 홀이다. 숲을 시계방향으로 끼고 돌게 설계됐다. 이 어려운 홀들을 무사히 통과하려면 '아멘' 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오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가 됐다.

우승자에 대한 예우도 대단하다. 144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우승상금도 그렇지만 아무나 출전할 수 없는 무대라는 점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제압했다는 자부심도 크게 작용한다. 한번 그린재킷을 입으면 평생출전권이 보장되고 이듬해 대회 전날 '챔피언스 디너'의 호스트가 된다.


상금도 미리 정하지 않는다. TV중계료와 입장권 수입, 기념품 판매 등을 결산해 3라운드가 끝난 다음 상금 규모를 결정해 마지막 날 발표한다. 돈이 남으면 다음 대회를 위한 코스관리기금으로 넘어간다. 수입 내 지출이라는 원칙으로 운영되다 보니 수입이 많으면 상금이 올라가고 적으면 상대적으로 상금도 내려간다. 마스터스 특유의 마케팅으로 돈이 모자라는 경우는 없다.


갤러리는 4만명의 고정된 '패트론(patron)'과 인터넷 추첨으로 당첨된 소수인원들이다. 당일 암표 값이 최고 1만 달러를 호가하는 것을 보면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이 마스터스에 신비주의와 배타주의, 최고를 지향하는 완벽주의, 그리고 비상업주의를 통한 명품 마케팅 등을 혼합해 최고의 골프마케팅을 창출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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