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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영어산책] "그린에서 춤을 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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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영어산책] "그린에서 춤을 춘다고?" 그린 위에 공을 잘 안착시켰을 때 미국 속어로는 '춤을 춘다'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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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골퍼들의 슬랭(속어)과 우리의 골프용어를 비교해 봐도 재미있다.

골프영어에는 특히 묘한 슬랭이 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골퍼들이 때때로 당황하는 까닭이다. 라운드 도중 그린을 향해 친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핀 옆에 안착하자 미국 친구가 "그레이트 샷(Great shot)!, 유어 댄싱(You're dancing)"이라고 외쳤다. "내가 골프장에서 춤을 춘다고?"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친구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댄싱한다'가 우리가 말하는 규정타수 온(GIRㆍGreen In Regulation)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문득 2년 전 북한 평양골프장에서 캐디가 "선상님이 치신 볼이 정착지에 잘 올라 탔습니다"라고 했던 게 기억났다. 이럴 때 한국 골퍼들은 무조건 일본식 골프용어로 '나이스 온' 이라고 한다. "굿 샷(Good shot)! 잇츠 온(It's on)"이 정확한 표현이다.

미국인들이 그린을 '댄스 플로어(dance floor)'라고 부르는 것은 그린이 무도장의 마룻바닥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골퍼는 자신이 친 공이 핀에 붙으면 춤을 추고 싶은 기분이 솟구쳐 오른다. 같은 그린에 온이 되더라도 핀에서 멀리 떨어졌다면 "음악이 들리지 않는다(I can't hear the music)"라며 익살스럽게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춤을 추고 싶지만 음악이 들리지 않아 신이 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후안 치치 로드리게스는 "댄스장에서 멋진 검투사 쇼를 하는" 프로골퍼로 유명하다.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난 로드리게스는 버디를 잡거나 멋진 샷을 한 뒤에는 어김없이 퍼터나 클럽을 한 손에 잡고 펜싱 칼처럼 휘두르는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를 벌인다. 지난달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오픈에서는 재미교포 제임스 한이 버디를 잡은 뒤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춰 화제가 됐다.


TV중계를 보다보면 2타 혹은 3타 만에 온 그린 시키는 경우를 '투 온', '스리 온'이라고 하는데 잘못된 일본식 골프용어다. 반드시 몇 타 만이라는 전치사 'in'을 사용해 '온 인 투(On in two)' 또는 '온 인 스리(On in three)', 정식 문장으로는 "You are on in two strokes"가 맞다. 반대로 공이 그린 위에 올라가지 못했을 때는 "I missed the green" 또는 "You missed the green"이라고 하면 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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