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저詩]유안진 '나이가 수상하다'중에서

시계아이콘00분 42초 소요

치아가 편치 않다/나이가 들쑤신다//아아주 옛적에는 떡이나 과일을 깨물어/치아 자국으로 임금을 뽑았다니/이가 좋아야 임금이 될 수 있어(......)


■ 박혁거세는 아들 남해(南解)에게 왕위를 물려준다. 남해왕 21년, 왕은 태자인 유리와 대보라는 벼슬을 했던 사위 탈해를 앉혀놓고, 사위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선언을 한다. 요즘 식으로 하면 재벌이 자식에게 상속을 하지 않고 사위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겠다고 한 셈이다. 그때 탈해는 "신의 그릇(神器)을 지닌 왕자는 못난 대보가 감당할 만한 분이 아닙니다"라고 양보했고, 유리는 탈해가 훨씬 훌륭한 군왕감이라는 주장을 편다. 탈해는 "예부터 왕은 치아가 강건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떡을 베물어 그 잇금(齒理)을 보고 이를 잘 다스린 이에게 왕위를 사(嗣)하는 것은 어떻겠사옵니까?"라고 제안한다. 유리왕은 그날 떡에 찍힌 이빨자국이 더 선명해서 왕위에 오른 셈이다. 치아가 튼튼한 사람을 대통령을 뽑자고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국가 지도자를 고기 잘 뜯어먹는 순서로 정하자는 얘기냐고 흥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치아가 건강한 사람은 '젊은' 사람이며,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이며, 깨끗한 사람이며, 식사를 잘 하는 건강한 사람이며, 남모르는 앓이로 신경을 빼앗기지 않는 사람이며, 튼튼한 치아를 악물어 고난을 이겨내는 인내심과 자신감을 지닌 사람이다. 리더가 지녀야 하는 상당한 덕목과 겹치는 게 사실이다. 잇금으로 왕을 뽑은 뒤, '잇금'은 이사금으로 바뀌고 다시 임금이라는 말로 바뀐다. 임금은 '이빨 짱'이란 뜻에서 온 셈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