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기업인 NYSE-유로넥스트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NYSE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 규모가 11일(현지시간)까지 59억달러(약 6조4664억원)에 이른다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IPO 시장 규모가 페이스북 덕에 440억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이 정도면 성공적인 출발 신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제조업체가 속속 IPO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IPO 중개업체인 르네상스캐피털에 따르면 지난해 미 IPO 시장의 24%를 IT 기업이 차지했다. 올해는 건축ㆍ제조업 경기 활성화로 굴뚝 기업의 상장이 느는 추세다.
그 덕에 지난해 IPO 조달 자금 규모에서 첨단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보다 뒤졌던 NYSE가 올해 들어 다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NYSE를 통한 IPO 자금 조달 규모는 46억달러다. 13억달러에 그친 나스닥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시황도 좋다. 투자자들이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주식형 뮤추얼 펀드로 자금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CI에 따르면 지난 1월 주식형 뮤추얼 펀드로 379억1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해 12월 306억7000만달러가 순유출된 것과 비교하면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좋은 기회에 기업도 상장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IPO 시장은 5월 중순부터 7월 사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게 보통이다. 올해 상장 시즌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스마트그리드 업체 실버 스프링 네트웍스의 경우 2011년 IPO 서류를 제출했다. 그러던 중 최근에야 6300만달러 규모의 IPO를 확정했다.
사모펀드는 IPO로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이도 IPO가 활발해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상반기에 IPO로 지분을 매각해야 하반기에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투자한 피나클 푸즈 그룹, 시월드엔터테인먼트가 이런 이유로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