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축소와 환경미화원 채용 청탁 거절 등 결코 쉽지 않은 결단 행보 보여 화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의 소신 행보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최 구청장은 조직 내외의 불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신에 입각한 결단을 계속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최 구청장은 최근 1개 동장과 6개 팀장 자리를 없애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인구 수 1300명의 소공동과 3000명 밖에 되지 않은 명동 동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또 한류스타 거리팀, 민원관리팀 체육시설팀 교육특구팀 조사통계팀 연료행정팀 등 6개 팀장자리를 줄였다.
이처럼 동장자리 1개와 팀장 자리 6개를 줄이면서 내부 반발도 있었다. 공무원들에게 승진은 최고 가치이기에 반대 기류가 만만찮았다.
그러나 그는 작고 강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소신에 따라 밀어붙였다.
최 구청장의 원칙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 구청장은 취임하면서 환경미화원 숫자가 174명인으로 예산 등이 강남구와 서초구의 2.5배나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깜짝놀랐다. 특히 지난해 환경미화원 한 명당 연봉 4800만원을 포함, 각종 피복비 등을 합할 경우 7100만원 정도 된 것을 보고 정년으로 퇴직한 사람들 후임을 뽑지 않아 현재 147명까지 줄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 등 외부에서 환경미화원을 채용해줄 것을 끊임 없이 요구했으나 주민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최 구청장은 “중구 면적이나 인구 등 행정지표가 서울시내 25개 구청 평균의 절반도 안되는데 환경미화원 1명 당 연간 예산이 7100만원으로 불가피하게 추가 채용을 할 수 없었다”며 “환경미화원 취업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 구청장은 이어 “대신 일자리가 중요한 복지라는 생각에서 신규 호텔, 쇼핑센터와 협의해 취업을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 구청장은 조직 축소와 환경미화원 채용 청탁을 수용하지 않은 것 등으로 정치적으로 손해볼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밀어붙인 강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조직 축소나 환경미화원 채용 청탁 등을 들어주지 않은 것은 내년 선거를 1년여 앞둔 시점에서는 구청장으로서 좀처럼 하지 쉽지 않은 결단으로 보여 더욱 눈길을 끈다.
이 때문에 최 구청장이 기술고시에 합격, 서울시 행정2부시장까지 지낸 공무원 출신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인 출신이라면 이런 일을 하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인 출신 전임 구청장 때 외부 청탁 등으로 인해 환경미화원 숫자를 대거 늘려 놓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이런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구청 한 팀장은 “ 조직 개편과 환경미화원 채용 청탁 거절 등 선거에 의해 뽑힌 구청장으로서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이라면서 "자신의 이같은 결단의 취지를 주민들이 결국 알아줄 것이라는 소신에 따라 밀어붙인 것 볼 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