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5년만에 15억 번 여자 vs 4년만에 6억 잃은 남자

시계아이콘01분 56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 강북 알부자로 유명했던 이정길(가명·63)씨가 강남으로 넘어간 건 2003년이다. 땅투자만 해온 그에게 아파트 투자는 생소했다. 하지만 강남에 놀러 다니던 아내가 압구정 한강변 아파트 투자를 졸랐다. 낡은 아파트라 싫었지만 아내를 믿어 보기로 했다. 그녀는 8억5000만원에 아파트를 산 5년뒤 23억원에 되팔고 남편과 강북으로 돌아갔다.


#. 이씨가 2007년에 내놓은 23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들인 건 김정환(가명·47)씨 인생 최대의 실수다. 시장이 좋지 않다며 말리던 아내도 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더 오를 것이라 예상했지만 매입 후 집값은 무섭게 떨어졌다. 한강변 르네상스 등 개발호재도 단기간에 그쳤다. 옆동 같은 평수는 지난달 17억원에 물건이 나왔다. 4년만에 6억원을 잃은 셈이다.

5년만에 15억 번 여자 vs 4년만에 6억 잃은 남자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
AD

강남에 위치한 주요 재건축 단지의 10년내 매매값이 고점대비 30% 이상씩 떨어진 반면 저점과 비교해서는 최고 2배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10년전 매입한 투자자들은 아직도 수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투자 성패를 가른건 매입시기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구현대6차(전용 129.92㎡)는 현재 17억~19억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007년초 23억원까지 치솟던 때보다 최고 26%(6억원) 떨어졌다. 하지만 8억원 초반대로 10년내 최저점을 찍던 2003년보다는 2배가 넘게 치솟았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매매값이 수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10년전 매입한 사람들은 모두 수익을 올린 것이다. 이 아파트를 10년째 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도 이 기간 보증금을 2배 이상 올렸다. 현재 전세시세는 6억~7억원 사이로 저점이던 2004년에는 3억원 초반대에 불과했다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도 마찬가지다. 현재 76.78㎡의 매매값은 7억~7억7000만원으로 10억5000만원을 찍던 2007년보다 3억원 빠졌다. 하지만 4억7000만원으로 저점을 기록했던 2003년보다는 3억원이 뛰었다. 전세도 2배 이상 올랐다. 2004년 1억6000만원의 보증금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3억5000만원을 넣어야한다. 대치동 L공인 대표는 “저점에 들어와 고점에 판 투자자들은 6억원을 따고 나간 반면, 상승세를 바라보고 2007년 들어온 투자자들은 현재 마이너스 3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위 면적대인 84.43㎡의 매매값도 현재 8억2000만~8억7000만원으로 2007년 13억5000만원때보다 5억원 낮아진 반면 2003년 5억7000만원때와는 3억원 차익을 보인다.


강남권 저층 재건축 일번지 개포주공1단지는 4년새 6억원 떨어졌다. 2010년초 최고 16억원에 거래됐던 59.50㎡가 2013년 현재 10억원 초반대에 물건이 나와있다. 하지만 해당 평형대는 2003년 5억4000만원에 거래됐던 물건이다. 고점대비 6억원 빠졌지만 저점에 비해서는 2배 가까이 뛰었다. 전셋값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저층 노후 단지인 탓에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크게 올리지 못했다. 이 평형대 전세는 현재 1억5000만~1억6000만원으로 2004년 1억원때와 5000만원 차이에 그친다.


지난해말 30년만에 재건축이 확정된 대치동 쌍용1·2차(96.04㎡) 역시 12억5000만원까지 치솟던 2007년 이후 최대 5억원 떨어진 반면 최저점을 기록한 2003년보다는 3억원이 뛰었다. 분양단계까지 재건축이 진행된 인근 청실아파트도 2007년 고점보다 3억원 하향조정된 8억~9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2003년 저점(5억4000만원)보다는 2배 가까이 올랐다.


일반 고가아파트도 짧은 기간내에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갔다. 강남구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인 도곡렉슬(59.97㎡)은 1년만에 4억원이 넘는 상승세를 기록한 경우다. 본격적인 거래가 이뤄진 2006년초 5억원 초반대에 불과했지만 그해 연말 9억원에 거래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 현재 매매값은 6억5000만~7억3000만원에 형성됐다.


도곡동 M공인 관계자는 “1년만에 집값이 1억~2억원 떨어졌다는 사람들 중에는 저점에 들어와 이미 수억원 수익을 본 사람도 많다”며 “단기간으로 살펴보면 최근 몇년새 집값 하락으로 손해 본 사람들이 많지만 강남권 재건축 입주민 대부분이 이사를 꺼리는 노년층이 많은걸 감안하면 10년간 돈 번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재건축을 앞둔 노후 단지들의 경우 오래전 매입해 거주하는 노년층도 많지만 최근 몇 년새 손바뀜이 잦았던 곳도 많다”며 “거래가 이뤄질때마다 시세가 움직이는 걸 감안, 투자자들은 재건축 진행 과정이나 시장 흐름을 유심히 살펴야한다”고 조언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