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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公社, 일 벌이면 또 빚더미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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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산팔아 채무감축… 남는건 ‘임대사업’ 공익 저하 우려

부채公社, 일 벌이면 또 빚더미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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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빚으로 짓는 임대아파트는 정작 큰 문제가 아니다. 심각성은 마곡, 문정 지구 등 선투자된 사업에 있다. 지금의 부동산 상황에서는 투자금 회수도 불가능하다. 매각조건을 낮춰 사업성을 높이는 것 역시 빚을 늘리는 구조다."(SH공사 고위 관계자)


"SH공사 집기까지 다 팔아도 채무감축 공약을 이행하기는 어렵다. 무조건 쪼개서 파는게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SH공사가 빈털터리가 될 뿐이다."(서울시 의원)

부채公社, 일 벌이면 또 빚더미 악순환 서울시와 SH공사가 매각을 추진 중인 마곡지구 전경 /

공익을 위해 추진한 대규모 선투자 사업이 SH공사의 재정을 옥죄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마곡지구에서 4조1000억원, 은평뉴타운 3조6000억원, 동남권유통단지 1조6000억원, 세곡ㆍ내곡ㆍ문정ㆍ위례지구 5조8000억원의 채무가 발생했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한 결과다.


보상비와 개발사업비에 예산을 투입했으나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비 회수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이자만 3조원에 육박한다. 채무에 의존해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탓이다. 정책에 따라 개발사업을 담당해야 하는 공기업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구조여서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

◆"팔긴 했으나… 대놓고 자랑하기는 어려워" = 은평뉴타운 미분양은 특별선납할인 최대 2억원 등 분양촉진책을 활용한 덕분에 50여일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현장시장실을 마련하고 SH공사 관계자 등과 함께 미분양에 대한 해결안과 생활ㆍ교통환경 개선대책 등을 모색한 결과다. 하지만 단 5%만이 실제로 팔렸다. 대부분 세입자란 소리다. 전세계약이 끝나는 4년후 매매 전환사례가 늘 것이라는게 서울시의 설명이지만 자칫 4년뒤 지금과 똑같은 미분양 빈집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문정ㆍ마곡지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말 기준 문정ㆍ마곡지구 용지매각 수입은 1조2182억원으로 목표치인 2조2453억원의 54%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총 3조7359억원을 벌어들이겠다는 서울시 수입은 9723억원이나 차질을 빚었다.


이렇다보니 재투자할 재원도 부족하다. 지난해 마곡ㆍ위례ㆍ천왕ㆍ신내지구 등의 토지 보상비, 토지 조성비, 건축비 등으로 4조377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1조3000억원 적게 돈을 풀었다. 결국 지난해 총 8조1130억원을 투자 또는 회수할 계획을 세웠던 SH공사의 실제 수입ㆍ지출 자금은 계획의 70% 수준인 5조6627억원에 그쳤다.


올해 6000억원의 채무를 줄이고 내년 SH공사의 마곡지구 택지매각(3조4973억원)과 주택분양(1조3895억원), 위례지구 택지매각(6255억원), 내곡지구 주택분양(1조666억원) 등을 통해 총 5조5000억원을 줄이겠다는 계획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산 매각 작업이 수월하지 않은 것은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진행한 내곡ㆍ강일ㆍ은평지구 총 34개 용지 분양에서는 단 1개 필지만 팔렸다. 송파구 문정지구 미래형 업무용지도 마찬가지다. 대규모 필지를 쪼개는 전략으로 투자 유치에 나섰으나 29개 필지 중 실제 계약이 이뤄진 것은 7건에 불과하다. 현재 7블록을 더 쪼개 공급에 나서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최근들어 관심이 집중된 마곡지구는 LG컨소시엄과 최초 입주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전체 사업지구로 확대해 살펴보면 해석이 달라진다. 처음 내놓은 39개 필지 중 업무용지 4개 필지를 제외하고 지난해 말까지 8곳만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12월초 진행된 상업ㆍ업무 용지 입찰에서도 27개 중 단 2곳만 선택됐다.


사업기간이 미뤄진 경우도 있다. 여성안심주택 등 다수의 임대아파트가 건립될 예정이던 구로구 천왕동, 오류동 일대 천왕도시개발구역과 강동구 강일지구개발계획은 미매각 토지로 인해 지연 사태를 겪었다.


◆재정지원 등 제도변화 '절실'= 자산매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더라도 문제는 남아있다. 공공임대주택 1채를 건설할 때마다 7000만~80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여서다. 한 서울시의원은 "현재 서울시가 SH공사에 요구하는 부채 감축안은 박원순 시장이 후보시절 내건 공약에 맞춰져 있다"며 "이를 위해 자산을 헐값에 무리하게 내다팔 경우 향후 수익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의원은 "마곡 등 알짜부지를 모두 매각할 경우 부채는 1~2년새 부채가 눈에 띄게 줄어들겠지만 원가수준의 주택 공급이 계속되면 점차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임대료 현실화, 국비 지원 강화, SH공사의 자율 경영권 보장 등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번 이종수 사장의 사퇴 해프닝 이후 서울시는 SH공사의 채무감축 목표를 낮추고 일부 요구 사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주택 분양 시기를 현재 공정률 80%에서 60%로 앞당겨 투자자금을 3개월 먼저 회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주변 시세의 75%로 낮춰 분양하고 있는 전용면적 85㎡이하의 주택 분양가를 다른 주택과 동일한 85% 수준으로 단일화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 사안은 서민들의 부담을 높이는 결과로 작용, 정책결정 과정이 간단치 않아보인다.


지난해 6월 건의된 'SH공사 재정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검토도 필요하다. 임대주택 건설에 대한 손실을 서울시가 보존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향후 예측가능한 계획을 수립하고 소요재원을 미리 확보하겠다는게 SH공사의 전략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SH공사가 요구한 사항들은 현재 실무진들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라며 "공익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SH공사와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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