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 여성 산모, 평균 25.1세…2011년 3800명 낳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우리나라에 시집 온 결혼 이민 여성의 출산을 돕기 위한 '맞춤형 돌봄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서울시는 12일 출신 국가별로 서로 다른 문화에 따라 결혼 이민 여성에 대한 맞춤형 '출산 전·후 돌봄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에서 결혼 이민 여성이 낳은 신생아는 3800여명에 이른다. 산모는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평균 1년 이내였고 나이는 25.1세로 나타났다. 어린 나이에 낯선 곳에서 출산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낯선 문화가 이들에게 하나의 고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출산 후 미역국을 먹는 게 보통이다. 반면 결혼이민여성의 경우 출신 지역에 따라 산후 조리가 모두 다르다. 중국에서는 설탕물, 좁쌀죽, 닭곰탕을 많이 먹는다. 베트남에서는 국물은 배가 부르고 배가 많이 나올까봐 먹지 않고 고기를 조려 먹는다. 또 태국에서는 건강하라는 의미로 출산 한 달 뒤 아이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풍습이 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결혼 이민 여성들은 우리나라 산모와 같이 보건소 등에서 제공하는 임신·출산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맞춤형 돌봄서비스는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출신국가의 다양한 출산문화를 반영한 '결혼이민자 출산 전·후 돌봄 프로그램'을 개발, 다문화가족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우선 2월부터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한 돌봄 모니터링을 실시해 다문화가족의 문화특성을 반영한 출산 전·후 돌봄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5월 시범운영을 통해 개선사항을 보완할 예정이다. 9월 중 최종 완성된 돌봄 서비스를 다문화가족 및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글로벌센터 등 유관기관에 제공·보급할 방침이다.
'돌봄 모니터링'은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결혼이민여성 및 배우자 등 다문화가족 120가구(240명)를 모집해, 임신·출산·육아 정보 이해도를 분석하고, 건강관리 및 보건교육 등 서비스 수요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전문적이고 체계적 돌봄 서비스 개발 및 제공을 위해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과 다문화가족 건강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 조현옥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출신국가의 문화와 산전·산후관리방법을 알려줌으로써 다문화가족 간 문화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이 다문화가족에게 살기 좋고 편한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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