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앞으로 세금을 빼돌리거나 가짜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행위에 대한 법원 처벌이 크게 강화된다.
대법원 제3기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기수)는 4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공갈·방화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최종 의결했다.
양형위는 조세범의 경우 종전 관행보다 형량범위를 전반적으로 상향하고 특히 연간 포탈액 5억원 이상에 적용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의 경우 조세포탈과 허위세금계산서 수수 유형을 별도로 구분해 처벌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양형위에 따르면 앞으로 조세포탈 규모에 3억원 이상 5억원 미만엔 징역6월~2년,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엔 징역8월~2년6월, 특가법 적용 대상인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엔 징역1년6월~5년, 10억원 이상 200억원 미만과 200억원 이상은 각각 징역2년6월~8년, 징역4년~12년이 선고될 전망이다.
거래관계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거래처에 가짜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도록 요구하는 경우, 세무를 대리하는 세무사와 공인회계사, 변호사의 중개·알선·교사 행위와 세무공무원의 범행도 가중처벌된다.
양형위는 공갈범죄의 경우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는 등 범행수법이 불량한 경우, 불특정·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 기간 반복 범행에 나선 경우 가중처벌토록 했다. 또 음주·약물로 인한 범죄의 경우도 만취상태를 원인으로 한 감경을 제한하고 사안에 따라서는 오히려 가중인자로 반영키로 했다. 또 범죄 이득액을 기준으로 유형을 세분해 이득액이 다액일수록 높은 형량범위를 권고하도록 했다.
방화범죄의 경우 살인의 고의가 있는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죄는 살인범죄의 양형기준에 준해 기본 징역 12~16년을 권고하고, 감경하더라도 9~13년, 가중할 경우 15년 이상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양형위는 또 사회·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초래하는 산림·문화재 등 특별재산에 대한 방화는 일반적인 방화보다 높은 형량범위를 권고하고, 국보·보물 등에 대해선 특별가중인자를 반영키로 했다. 보험금을 노리거나 다른 범죄를 숨기기 위해 방화에 나선 경우 역시 특별가중인자로 가중처벌된다.
한편 양형위는 이날 46번째 전체회의로 증권?금융, 지식재산권, 폭력, 교통, 선거, 조세, 공갈, 방화 등 3기 양형기준 설정대상인 8개 범죄군 전부에 대한 양형기준 설정을 완료하고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한다고 설명했다.
양형위는 3기에 이은 활동으로 구공판사건의 78.2%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중요 범죄에 관한 양형기준이 설정됐으며, 3기 양형위의 경우 남은 활동기한인 오는 4월 26일까지 살인범죄 및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수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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