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0.57% 가량 소폭 올랐다. 그간 시장 분위기가 워낙 흉흉했던 탓에 실제로는 거의 제자리걸음이었으나 선전했다는 느낌을 갖게 한 한 주였다.
지난 주말 미국 기업이 실적호조를 나타냈고 유로존 은행이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조기상환액이 예상을 상회했으나, 코스피는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주의 실적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 출발했다.
이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발표를 앞둔 기대감, 지수 낙폭이 과대했던 점 등이 작용하며 코스피는 반등을 시도했다. 주 중반 환율 우려에 따른 외국인의 순매도는 지속됐으나, 연기금의 매수세로 1960선을 상회했다.
그러나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가 마이너스 성장률(-0.1%)을 기록하면서 코스피는 재차 소폭 하락했다. 주 후반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미국 고용지표 부진 및 기업 실적부진으로 코스피는 1950선에 머물며 지난주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외국인은 7256억원어치를 팔았고 개인 역시 2166억원어치를 내놨다. 반면 기관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총 919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번 주 역시 지난 달 글로벌 증시와의 탈동조화(디커플링)가 심화되며 국내증시가 입었던 상처를 '힐링'하는 과정이 이어질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강하기는 어려우나 국내증시를 상승 대열에서 이탈하게 했던 요인들이 누그러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힐링' 시도는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이번주 국내외 이벤트 일정이 비교적 한산한 편이어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환율이나 수급, 핵심종목의 움직임이 시장 등락을 결정하는 양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번주 주요 변수는 유럽중앙은행(ECB) 금융정책위원회, 중국 경제지표 발표 및 춘절 특수 가능성 등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CB의 통화완화 기조, 중국 춘절효과 등은 긍정적이나, 1월 선진국 증시 급등에 따른 반작용적인 차익실현 압력, 엔화약세 지속에 따른 외국인 수급불안 지속, 이탈리아 총선 리스크 및 국채만기 집중에 대한 부담감 등의 부정적 요인들은 기존 호재들과 충돌할 것"이라며 "중국 지표의 복원력 및 춘절 특수효과를 반영할만한 화학, 정유, 철강 등 소재 및 중국 소비 관련주 중심의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숨 고르기를 하면서 대형 수출주도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다만 엔화 약세 분위기가 여전한 탓에 대형 수출주와 시장의 움직임이 부침을 겪을 가능성은 남겨둬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그나마 최근 들어 연기금이 매수 강도를 강화하고 있는데, 연기금의 증시 안전판 역할은 계속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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