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2.07% 하락했다. 지난 주말 미국 공화당이 정부부채한도 임시 증액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나 국내증시는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으로 인한 외국인 수급 부진 및 엔화약세 우려로 약보합 출발했다. 이후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정책 발표로 코스피가 2000선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으나, 주 중반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호전에도 불구, 상승 모멘텀의 부재로 다시 1980선으로 하락했다. 애플 및 현대차의 지난해 4·4분기 실적까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코스피의 하락세는 지속됐다.
주 후반 유럽 및 미국의 제조업 지표가 호전됐으나,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한 점, 기아차의 부진한 실적 및 엔화약세에 대한 우려 등으로 코스피는 1940선으로 추락했다.
지난주 개인과 기관은 각각 6612억원, 4509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외국인은 1조542억원어치를 팔았다.
반등할 듯 했던 시장이 또다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최근 3주 연속 약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주 약세로 국내증시의 하락 배경이 보다 분명해졌다고 짚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이나 뱅가드 변수 이외에도 IT 업종과 자동차, 즉 그 동안 시장 강세를 이끌어왔던 주도업종의 장기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이로 인해 주도주의 지위에서 물러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약세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동안 시장을 짓눌러왔던 거대 리스크들이 사라졌고 환율은 속도 조절을 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기존 주도업종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는 대안업종을 찾아낸다면 주도주 변화에 따른 충격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신정부의 수혜업종과, 구조적 리스크의 해소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 중국 경기의 순환적 회복에 따른 수혜업종 등을 후보로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수급 불안, 엔화 약세, 이익 하향조정에 대한 부담은 상존하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한 4차 양적완화(QE4) 등 기존 통화완화 기조에 대한 재확인, 미국 제조업 및 고용 지표의 개선을 통한 경기회복 기대 유지, 중국 제조업 경기의 빠른 복원력 및 춘절효과 반영 등의 요인들이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지표의 복원력 및 춘절효과를 반영할만한 화학, 철강 등 소재 및 중국 소비 관련주 중심의 대응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이번 주는 월말, 월초의 주요 지표들이 대거 발표될 예정이다. 환율 때문에 해외지표 보다는 국내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번달 무역수지는 8억4000만달러로 12월의 19억달러에서 크게 감소할 것으로 봤다. 1월이 가지는 계절성과 대외수요 부진으로 무역적자의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지표 가운데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로 예상되고 1월 비농업신규취업자는 15만5000명으로 전망됐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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