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영 다음커뮤니케이션 게임서비스 본부장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스마트폰 게임 빅뱅이 PC온라인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두 시장은 서로 잠식하거나 충돌하는 시장이 아니다."
28일 허진영 다음커뮤니케이션 게임서비스본부장은 "시장 위축기에 공세적 투자에 나서는 배경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지만, 스마트폰 확산이 PC온라인 게임시장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 본부장은 또 "올해를 게임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게임 사업에 승부수를 던지겠다"고도 했다. 다음이 새해 첫 공식 일정을 게임 제작 발표회로 잡은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다음은 22일 대작 MMORPG '검은사막' 제작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게임 기업으로 재도약을 선언했다.
다음은 2004년 전후 게임사업을 시작했으나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하지 않고 사업을 종료했다. 그러다 2005년 CJ게임즈와 채널링(회원 공유) 제휴를 기점으로 2010년 게임 개발사 온네트를 인수하는 등 게임 사업을 점차 강화해왔다.
허 본부장은 PC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의 '투 트랙(Two Track) 전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대 영화가 생기기 시작했을 때 TV산업은 공포에 빠졌다.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TV시청자들이 영화로 몰려들어 방송산업이 죽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도리어 행운이 됐다. 지금은 사람들이 TV를 보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기도 한다. 영화와 방송업계가 각자의 퀄리티를 극대화해 시장 파이를 키웠 듯 PC온라인과 모바일 게임도 공존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허 본부장은 "게임 유통이나 이용방식에도 판도 변화가 일고 있다"며 "과거에는 이용자층이 피망이나 한게임, 넷마블과 같이 게임사들이 만든 자체 게임포털을 통해서 게임에 접속했다면 이제는 포털, SNS 등 다양한 플랫폼과 웹을 통해 이용자층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이 구상중인 협력 모델도 이 같은 맥락이다. 그는 "우리가 서비스하는 게임들 간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모든 게임에서 채팅을 즐기거나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소셜 요소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변에 스마트폰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와 네트워크 포털 등 디지털 서비스가 촘촘히 들어차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허 본부장은 "NHN이 네이버 게임을 선보이며 포털을 중심으로 역량을 모으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게임 사업에서 출발은 2인자지만 NHN에 대항할 수 있는 대체 포지션도 확실하다. 허 본부장은 "다음은 온네트가 보유한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과 1세대 포털 커뮤니티의 이점을 갖췄다"며 "게임산업은 혁신한 기업이 계속해서 성공을 이어가기보단 추격자가 1인자를 추월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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