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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초만에 정보 슬쩍.. '보안구멍' MS카드 못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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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대학생 A씨는 현금인출을 위해 편의점에 설치된 자동화기기(ATM)에 카드를 넣었다. 평소때라면 기기가 바로 카드를 인식해 출금 절차를 진행했을텐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A씨는 별 의심없이 카드를 뽑고 다른 ATM기를 찾아 발길을 돌렸다. A씨의 카드정보가 불법으로 설치된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를 통해 유출되는 순간이었다.


## 주점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B씨는 계산을 요구하는 종업원에게 신용카드를 건넸다. 종업원은 5분도 안 돼 영수증과 함께 카드를 가져왔다. 몇 주 후 B씨는 거래카드사로부터 '카드정보가 유출돼 중국에서 결제가 처리됐다'는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알고보니 카드를 받아든 종업원이 그 짧은 시간에 리더기로 카드 정보를 빼낸 뒤 해외로 팔아넘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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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정보 유출에 따른 이 같은 금융사기 피해가 앞으로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손바닥 만한 리더기를 통해 손쉽게 정보를 빼낼 수 있는 마그네틱(MS)카드의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은 오는 다음달부터 금융회사 영업점(무인코너 포함)에 설치된 자동화기기의 50%에서 MS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용제한은 1년 간의 시범운용기간을 거쳐 내년 2월1일부터는 모든 자동화기기로 확대된다.

그동안 MS카드의 보안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마그네틱 선에 개인정보를 담는 형식이라 리더기에 1초정도만 인식시켜도 쉽게 정보를 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되는 리더기는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카드복제 사고 건수와 피해금액은 2007년 32억원에서 2008년 37억원, 2010년 85억원 2011년 95억원 2012년 9월까지 72억원으로 매년 증가해왔다.


이에 따라 암호화 수준이 높아 리더기 인식이 불가능한 직접회로(IC)카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난 2004년부터 제기돼 왔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 IC카드로의 전환을 추진했으나, 이용자들에게 충분히 홍보되지 않았고 제한에 대한 불편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시기를 미룬 바 있다.


이용자들은 사용카드의 앞면에 손톱만한 사각 칩(IC칩)이 부착 돼 있는지 확인하고, 뒷면 마그네틱 선으로만 구성된 카드를 소지했을 경우 거래 금융회사를 통해 교체하는게 좋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이용되는 카드 가운데 3.5%(2293장)는 여전히 MS카드로 남아있다. 당장은 해당 카드로도 거래가 가능하지만 다음달부터는 자동화기기의 절반에서 사용할 수 없다. 시행 6개월 후인 8월부터 내년 1월까지는 기기의 80%에서 제한되며, 전면도입되는 2014년 1월부터는 MS카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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