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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시월드' 등쌀 무서운 방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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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시월드' 등쌀 무서운 방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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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까칠한 시누이에 엄한 시어머니까지 모셔야하게 생겼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처할 모습이다. 시누이는 방송사업자들, 시어머니는 미래창조과학부다.


존치되는 방통위는 사실상 '방송규제위원회'가 된다. 인수위가 "방송 중에서 진흥은 미래부로, 지상파, 종합편성방송, 보도채널의 인허가 등 규제적 성격이 강한 과들은 방통위에 남을 것"이라 말한 그대로다.

바람 잘 날이 없는 방송 규제 분야가 여야 추천 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에 남게된다 . 찬반이 갈려 갈등을 겪는 위원회에서 규제건은 쉽사리 통과되기 힘들다. 산업적 성격이 짙은 통신과 달리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정치적 계산이 깔린 방송 분야는 더욱 그렇다. 여기에 목소리 큰 방송사업자들과 힘 센 미래부까지 가세하면 방통위는 이리저리 떠밀려 다닐 수밖에 없다.


현 정부에서 세월만 보내다 결국 갈무리를 하지 못한 방송 규제건은 허다하다. 지상파 재송신 제도개선은 1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지상파가 케이블 방송으로부터 자사 방송을 틀게 해주는 대신 재송신 대가를 받겠다고 요구하면서 시작된 이 문제는 케이블 TV가 KBS2 방송을 끊어버리는 막장 사태까지 치달았다.

방통위는 지난 연말 지상파 채널을 케이블에 무료 송출하는 '의무재송신' 범위를 기존 KBS1, EBS에 더해 KBS2도 포함한다는 안을 해결책으로 내놨으나 위원들간 의견차가 커 통과되지 못했다.


방송 채널 사용 사업자(PP)의 매출 점유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도 게 걸음이다. '접시없는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의 DCS도 마찬가지다. 방통위는 법률 개정을 통해 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반발로 인해 이 법안이 언제 통과될지 기약할 수 없다.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자 방통위에 남을 공무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도로 위원회 제도는 방송의 '산업적 규제'를 효과적으로 집행할 능력이 없다"며 "이해관계가 첨예한 방송 사업자들을 조율하기 힘들고, 거기다 방송 진흥을 담당할 미래창조과학부까지 끼어들면 방통위는 시누이에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사는 격이 될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험난한 '시월드'에서 며느리는 기를 못피고 살기 마련이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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