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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세법개정 영향.. 은행에 맡기는 돈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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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 국내은행의 원화예수금 증가폭이 전년 대비 절반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저금리 기조와 세법개정으로 대규모 자금이동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자금조달 차원에서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2년 국내은행 자금 조달·운용 현황 및 향후 감독방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원화예수금 잔액은 1039조3000억원으로 연중 45조9000억원(4.6%) 증가했다. 전년 증가폭(85조7000억원, 9.4%)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와 관련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 부담으로 은행권이 정기예금 유치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작년 4분기 만기도래 정기예금이 금융소득 종합과세대상 확대 발표로 수시입출금식예금 등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이동하면서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1일자 소득세법 개정내용에 따르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고, 2000만원 초과분은 원천징수 세율(15.4%) 대신 종합소득에 합산돼 최대 41.8%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이 부원장보는 "일부 은행권의 안정적인 자금조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정기예금 인출액의 대부분이 대기성 자금으로 이동한 것이기 때문에 자금조달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은행권에서는 법인의 예금금리가 기대이하인 상황 등을 감안해 조만간 정기예금으로 재유입 될 것으로 보고있다"면서 "비과세나 분리과세 등 절세형상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들의 원화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그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대출 잔액은 1106조4000억원으로 연중증가 규모가 37조9000억원(3.5%) 을 기록, 전년(77조5000억원, 7.8%) 대비 축소됐다. 기업대출 가운데 중소기업대출이 461조4000억원, 대기업대출이 156조7000억원으로 각각 1.4%, 19.9% 증가했다. 다만 일부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교체분류하는 대출재분류 규모를 감안하면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29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폭은 다소 확대됐다. 가계대출의 경우 464조5000억원으로 한 해동안 12조원(2.7%) 늘었지만, 증가폭은 전년(5.8%)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1일 이상 원금상환을 하지 않은 전체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00%로 전년 말 대비 0.11%p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및 내수경기 부진에 따라 기업대출 연체율이 1.18%(대기업 0.9%, 중소기업 1.27%)로 전년 말 대비 0.08%p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0.81%로 전년 말 대비 0.14%p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연체율은 각각 0.74%, 0.94%를 기록했다.


은행권 예대율(2012년 11월 기준)은 직전분기말월 원화대출금이 2조원 이상인 15개 은행 평균 96.8%를 기록했다. 원화예수금은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원화대출은 꾸준히 증가하면서 원화예대율이 상승했다.


금감원은 향후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대응해 은행들의 외형성장보다는 내실 위주의 질적성장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은행은 그 일환으로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에 나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9%로 전년(2.7%) 대비 낮게 설정했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중소기업 자금애로 해소를 위해 전년(6.5%) 보다 다소 높은 6.7%의 증가율을 목표치로 설정했다.


이기연 부원장보는 "향후 경기부진이 지속되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부실채권의 조기정리와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등을 통해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할 것"이라면서 "특정 업종에 대한 편중 여신을 억케도록 하고 경기민감업종 등 취약부분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1.3%로 설정했던 은행별 부실채권비율은 작년 말 기준 1.31%(잠정치)로 목표치를 소폭 넘었다"면서 "상각, 매각 등을 통해 부실채권정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경기부진으로 기업구조조정이 확대돼 신규부실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대내외 여건 및 손실 흡수 능력을 감안해 올해 하반기 께 관련 목표치를 새로 설정,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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