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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안배·파벌 배제하다 인선 꼬이면 더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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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안배·파벌 배제하다 인선 꼬이면 더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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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이 임박하면서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5일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한 뒤로는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각 부 장관 등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의 성패 여부가 첫 인선에 달려있다고 보고 제언을 아끼지 않는다. 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박 당선인은 아버지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적 성공을 배워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은 내각 중심의 국정 운영을 했고, 장관들에게 임기를 보장하며 상당한 수준의 실권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인 이승종 인수위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인수위원은 지난해 6월 '차기 정부조직개편의 원칙과 방향' 보고서에서 총리가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국정조정 업무를 수행하는 '책임총리제'의 도입을 주장했다. 이 위원은 이를 위해 총리가 국정조정실장(장관급)과 3명의 안전·경제·복지분야 차장(차관급)을 두고 기획예산처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도 대선 공약으로 ▲총리와 장관에게 헌법과 법률에 따른 실질적 권한 부여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부처 및 산하 기관장에 대한 장관 인사권 보장 등을 내걸었다. 이런 점에서 박 당선인의 전체적인 인선 방향은 전문가들의 요구와 일치하는 셈이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박근혜식 인사'에 몇 가지 보완점이 요구된다. 함성득 교수는 "박 당선인이 외로운 결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로운 결단이 나홀로 인사, 더 나아가 불통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이 홀로 또는 최측근들과만 인사 문제를 상의할 것이 아니라 정치권·학계·언론 등 다양한 루트를 이용해 인사 검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박 당선인이 주창한 '대통합·대탕평 인사'가 원칙주의적·기계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철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당선인이 책임총리제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실무에 밝고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는 인물을 총리로 기용해야 할 것"이라며 "너무 지역 안배에 신경 쓰다 (인선을 잘못해) 총리를 자주 교체하기 보다는 능력 위주로 뽑아 임기 내내 같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친박계'라고 불리는 박 당선인 측근들도 일을 잘 하는 인물이라면 충분히 총리나 장관으로 기용할 수 있다"며 "다만 실력이 없으면서 권력만 좇는 친박계는 배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인수위가 정부조직개편안에 경제부총리제를 신설하면서 일각에서는 '실무형·관리형 총리'를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은 "김황식 현 총리 같은 사람이 책임총리제 구현에 제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관 출신인 김 총리는 '덕(德)의 리더십'으로 그간 국정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총리는 지난 2010년 10월에 취임해 이명박 대통령과는 대통령 임기 중 절반가량을 함께하게 됐다. 김 총리는 적어도 다음달 20일께까진 일할 것으로 알려져 1980년 이후 최장수 총리 자리도 따 놓은 당상이다.


한 번 인선이 되면 임기를 확실히 보장해줘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지난 17대 인수위에서 부위원장을 역임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3일 KBS1TV '일요진단'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장관을 뽑아도 너무 자주 바꾸니까 전문가가 양성이 안 된다"며 "(장관 임기를 보장해) 제대로 된 전문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초기의 인선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기존 비서실 조직에다 본인의 인맥까지 총동원해 총리와 내각 후보자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은 눈앞에 닥친 국무총리, 장관 등의 인선작업에 가장 신경을 쓰고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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