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한진중공업 교섭대표 노동조합은 14일 사측의 158억원 손해배상 소송 문제 해결을 위해 금속노조 지회 및 사측과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장기간 파업에 따른 피해 보상을 위해 금속노조 지회에 158억원의 손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최근 재취업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직원 고 최강서 씨가 이 손배 소송의 철회 등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기면서 이 문제가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이와 관련해 이날 성명을 내고 "외부단체 및 정치권 등의 개입으로 (고 최 씨의) 장례가 무기한 연기되고 정치투쟁으로 변질되면서 현장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며 "사측의 손배 청구 문제를 올해 임금인상 교섭과 병행해 노사협의를 통해 조속히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사측에 소송 취하를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최영철 한진중공업 노조 사무국장은 "회사와 교섭을 해서 소송 취하를 요구할 것"이라며 "회사는 물론 직원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사측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해결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측은 오는 18일 이번 손배 소송의 법원 판결을 앞둔 시점에서 소송 취하를 거론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일단 법적 판단을 기다려보겠다"며 "지금 시점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지회가 교섭대표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일 지도 미지수다.
한진중공업은 2011년 사측의 대량 해고와 이에 맞선 노조의 총파업으로 노사 간 고소ㆍ고발 등 대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사회적 이슈가 됐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2010년 12월20일부터 지난해 11월10일까지 1년 가까이 총파업을 벌였다. 당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 본부 지도위원은 2011년 1월6일부터 한진중공업 크레인에 올라가 309일간 '고공농성'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7월 복수노조제 시행 이후 새로 출범한 온건 노조가 대표교섭권을 잡으면서 회사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최 씨의 자살로 다시 노사 갈등이 정치투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정상화 작업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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