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 세심함 장점..여성 고위공무원 물망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청와대 여성 의전비서관 탄생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비서진을 기용할 때 의전비서관에 여성을 앉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특히 의전비서관을 주로 배출해 온 외교통상부에서 '여성' 여부에 초미의 관심을 쏟고 있다. 벌써부터 특정 여성 간부가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10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박 당선인과 측근 참모들이 청와대 비서진 인선을 앞두고 의전비서관에 여성을 기용하는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전비서관은 차관보급(1급)으로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중요한 자리로, 박 당선인이 여성인 만큼 의전비서관에도 여성을 기용하는 게 많은 장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의 해외 방문의 경우 외교통상부 의전장실과, 국내 일정을 소화할 경우에는 해당부처와 기관 등과 협의해 행사의 성격과 규모, 동선 등을 감안해 의전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한다. 또 대통령의 의중을 잘 감안해 대외행사에 반영될 수 있게 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을 곁에서 밀착 보좌하면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세심함을 발휘할 수 있는 여성 의전비서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역대 의전비서관과 지금은 없어진 의전수석비서관(차관급)을 맡았던 인사들은 이후 출세가도를 달린 경우도 상당해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선망하는 자리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의전수석비서관을 맡은 뒤 외교안보수석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 시절 외교부 장관을 거쳐 유엔 사무총장에까지 올랐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의전비서관을 지낸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도 이후 외교안보수석과 주중대사, 통일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청와대 비서진 인선은 조각과 정부 및 청와대 조직 개편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는 외교부에서 국장을 지낸 공무원을 기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동안 한번도 여성이 기용된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외교가에서는 현직 또는 국장을 지낸 여성 고위공무원 몇명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선에 관한 문제여서 아직은 논의되고 있지 않다"면서 누가 될지는 앞으로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외교 소식통은 "청와대 인선 과정에서 결정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자리인 만큼 박근혜 당선인 본인의 의중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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