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 A중학교에 다니는 박 모양(14). 박 양은 학교 급식 시간만 되면 고역이다. 매일 맛없고, 비슷한 반찬에다가 불결한 배식 등으로 점심을 굶기 일쑤여서다. 박 양은 허기를 물이나 매점 빵으로 채운 뒤 오후 3시가 넘을 때까지 버틴다. 그리고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달려간다. 할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기 위해서다. 박 양은 이런 생활이 2년 째다. 박 양은 자신처럼 학교급식을 거의 먹지 않은 같은 반 친구들이 꽤 많다고 실토한다.
경기도 무상급식에 대한 교직원과 학생들의 만족도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교직원은 90%이상 만족하는데 반해 학생들의 만족도는 50%대에 그쳐 40%p 가까이 편차를 보였다. 같은 급식인데 어떻게 교직원과 학생 간 급식 만족도가 이런 차이가 보이는 걸까?
경기도교육청은 17일 도내 368개 초ㆍ중학교 학생 3만4500여 명과 교직원 1만700여 명, 학부모 2만58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시행한 학교급식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급식의 질에 대해 초등학교 교직원들은 무려 92.5%가 만족한다고 밝혔으나 학생은 76.8%, 학부모는 80.7%만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비율이 교직원과 학생 사이에 무려 15.7%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급식운영과 소속 학교의 급식에 대해 교직원들은 95.9%와 94.8%의 만족도를 보였으나 학생들의 만족도는 77.6%와 77.7%에 그쳤다.
중학교의 학생과 교직원 사이 급식 만족도 차이는 더 컸다.
교직원들은 급식의 질에 90.8%가 만족한다고 밝혔으나 학생들은 51.4%로 격차가 무려 39.4%포인트에 달했다. 학부모의 만족도도 58.7%에 불과했다.
소속 학교의 급식에 대해서도 교직원은 91.9%가 만족한 반면 학생은 53.3%만 만족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불만족의 이유는 교직원과 학생 모두 '맛이 없음'을 꼽았다. 맛이 없다는 응답 비율이 양쪽 모두 40% 안팎이었다.
중학생은 26.5%가 급식량이 부족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급식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 모두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급식 시행에 대한 만족도는 초등학교는 학생 88.5%, 교직원 80.4%였고 중학교는 학생 69.3%, 교직원 79.0%였다.
도교육청은 급식의 질에 대한 만족도가 교사보다 학생이 훨씬 낮은 데 대해 육류를 좋아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교사 간 식습관의 차이, 급식 메뉴 결정 등에 대한 정보의 차이 등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비록 메뉴는 같다 하더라도 교사와 학생 간 배식 환경이나 식사 장소의 차이, 학생들의 기호도 반영 소홀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무래도 교사에게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는 소홀해진다는 게 이 같은 주장의 근거다.
도교육청 급식담당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정밀 분석해 학생들의 불만족 부분 등에 대한 개선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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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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