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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불황의 터널에 서다](하)연중세일의 공습···실속파·명품족으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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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불황의 터널에 서다](하)연중세일의 공습···실속파·명품족으로 갈렸다 유니클로가 고객 감사 'THANKS DAY'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롯데몰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 1, 2층에는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수 많은 고객들이 상품 구입을 위해 줄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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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끝을 모르는 불황의 터널 속에서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가격에 민감했다. 백화점 패션 매장은 일년 내내 '세일(Sale)' 팻말을 달고 살았지만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 않았다. 샤넬, 디오르, 랑콤 등 내로라하는 화장품 업체들도 매출 부진을 겪은 가운데 '저렴이' 상품, PB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저렴이 제품도 예년과는 다르게 더 싸게 팔아야 손님이 모였다. 기습 세일 등을 통해 손님을 끌어모으느라 안간힘을 썼다. '○○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브랜드숍 게릴라 세일에는 내·외국인이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을 이뤘고, 유니클로 등 패스트패션(SPA) 제품도 50% 기습세일을 열어 전산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이슈를 모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중간한 가격대의 브랜드들은 경쟁력을 잃고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업체들은 가격을 아예 내리거나 '있는' 사람들만 입을 수 있는 '초고가' 제품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놓은 브랜드들이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하나를 팔아도 많이 남겨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이다. 유통 업체들은 '박리다매'냐 '고가전략'이냐를 놓고 고민 중이다. 불황에 소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허리 브랜드'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A백화점에서는 SPA 브랜드 분기 최대 매출이 49%에 육박할 정도로 고성장했다. 자라는 올 들어 9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가량 신장했다. 유니클로 역시 23%가량 매출이 늘어났다. 의류부문이 한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나 홀로 고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SPA 브랜드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유니클로 히트텍 반값세일 소식에 전국 유니클로 매장 및 온라인 마켓에 손님이 몰려들어 전산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유니클로는 히트텍만으로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토종 SPA 브랜드도 해외 SPA 못잖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산 1호 SPA 이랜드 스파오가 올해 연매출 1000억원 고지에 올랐고, 제일모직 에잇세컨즈는 단 10개월 만에 매출 600억원을 기록할 태세다.


패션뿐 아니라 화장품 부문도 저렴이가 접수했다. 경제 전반의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브랜드숍 화장품은 올해 날개 단 듯 팔려나갔다. 지난해 2조5000억원대였던 브랜드숍 시장규모는 올해 10% 이상 성장해 3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전체 브랜드숍 브랜드만도 20여개, 매장 수는 드러그스토어 등을 합칠 경우 1만여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3분기 최악의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더페이스샵(신장률 27.8%), 에뛰드(23%), 이니스프리(65%) 등은 고신장을 기록했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불황에도 브랜드숍 화장품은 매출이 상당히 좋았다. 세일도 하고 외국인 매출이 늘었지만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는 PB제품 매출이 불황을 타고 급성장했다. 이마트는 올해 PB제품 매출액이 40조6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마트의 PB제품 매출액은 지난 7년 새 10배 증가한 셈이다.


롯데마트는 PB제품 중 하나인 '통큰' '손큰' 브랜드 상품을 올 연말까지 100여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10월 기준 총 60여개로 지난해 말 30개에서 2배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간편한 것을 찾는 편의점에서도 저렴이는 통했다. 편의점 CU(옛 훼미리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의 PB제품 매출도 지난해 2010년 대비 67% 신장한 데 이어 올 상반기 PB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불황에 품질보다 가격을 우선시하면서 업체들은 불가피하게 기존 브랜드 가격에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먼저 저렴이 SPA의 맹공에 기존 중가 캐주얼 브랜드들은 SPA로 브랜드 콘셉트를 전환하거나 가격대를 대폭 인하했다. 중가 브랜드들은 가격을 낮추고 박리다매의 노선을 택했다.


여성 캐주얼 톰보이는 평균 20%의 가격 인하를 단행해 20만원대이던 재킷 값이 10만원대로 떨어졌다. 남성복의 가격 인하 바람도 거세다. LG패션 타운젠트가 평균 30%,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남성복 지오투 등이 30%가량 가격을 내렸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세워놓은 브랜드들은 오히려 초고가 전략으로 돌아섰다. 프라다, 루이뷔통, 버버리 등 명품업체는 올해 평균 3%가량 가격을 올렸고 태그호이어, 부쉐론 등 시계·주얼리 업체도 5~10% 가격을 인상했다.

[2012 불황의 터널에 서다](하)연중세일의 공습···실속파·명품족으로 갈렸다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루이뷔통 매장앞.


명품뿐 아니라 국내 신사복·여성복·아웃도어 브랜드들도 고가전략을 취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100만원대 미만의 겨울코트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SPA만큼 싸게 팔든지 완전히 고가로 팔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저렴이 제품들이 워낙 잘 팔리니까 아예 시장을 다르게 보고 돈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를 팔아도 비싸게 파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쪽에서는 고가의 명품이 잘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중저가 상품이 잘 팔리는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중산층의 몰락이라는 사회현상과 맞물리는 것으로 국가경제 전체로 보나 유통업계로 보나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이 시장이 가장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나서서 의도적으로라도 가운데 브랜드를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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