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미국본토를 겨냥한 장거리미사일(로켓)의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의 발사대에 장착하는 작업을 끝내 3, 4일 안으로 연료 주입 등 모든 발사 준비를 마치고 10∼12일 로켓을 쏴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다.
6일 미사일 전문가에 따르면 "발사 예고 첫날인 10일 이전에 연료를 주입하더라도 열흘 정도는 괜찮다"면서 "북한이 발사 예고일(10~22일)을 길게 정한 것은 기상 조건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정찰위성은 5일 북한이 1∼3단 추진체가 모두 결합된 장거리로켓이 동창리기지의 발사대에 세워진 모습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북한은 3일 로켓의 1단 추진체, 4일 2단 추진체를 발사대에 각각 장착한 바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올해 4월 장거리로켓 발사 때도 사흘 만에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했다”며 “북한이 10일부터 22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예고했지만 현재의 추세로 보면 12일 이전에 쏴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대에 장착한 후 로켓의 기술 점검을 진행하고 8~9일에는 로켓에 연료를 주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창리 발사장은 연료 주입 시설이 지하에 마련돼 있어 위성으로 관측하기 쉽지 않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1단 로켓 엔진은 노동-B 미사일 엔진 4개를 묶었고, 2단 엔진은 노동-B 엔진 1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대에 장착됨에 따라 발사된 미사일을 추적하는 레이더와 계측장비, 광학카메라 등을 설치하는 작업이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군 연구기관의 한 로켓 전문가는 이날 북한이 발사할 로켓의 최대 사거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도달할 수 있는 1만 km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4월 발사에 실패한 로켓의 1단 추진체 엔진의 연소종료(burn-out) 시간이 130초로 분석돼 기술적으로 1만 km 이상의 사거리가 가능하다”며 “북한이 이번에도 4월 발사 때와 같은 로켓을 사용한다고 발표한 만큼 그만큼의 사거리를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로켓에 항온ㆍ항습 시스템을 장착했기 때문에 한겨울에 발사해도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고지한 좌표 영역에 1단 로켓과 덮개(페어링), 2단 로켓이 각각 낙하한다면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9년 발사한 은하-2호 로켓은 1단 엔진 연소종료 시각이 112초로 나타나 사거리가 6700㎞ 이상으로 추정됐다. 은하-2호 로켓의 2단은 3800여㎞를 비행했다. 또 은하-3호 로켓에는 예정된 궤적을 벗어났을 때 지상에서 원격으로 폭파시키거나 자폭하는 장치가 탑재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동창리 발사장의 기온은 영하 20도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체감 온도는 영하30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 위성사진 업체인 '지오아이(Geoeye SatelliteImage)'가 지난 4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동창리의 로켓 발사장에 "연료 주입 또는 정비를 위한 트럭 몇 대가 주차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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