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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메이크오버 쇼의 불편한 진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0분 56초

<렛미인>, 메이크오버 쇼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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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시즌2> 스토리온 밤 11시
눈에 보이는 확실한 변화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메이크오버 쇼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는 아이템이다. 더욱이 성형외과 시술을 통해 외모의 변화를 극대화 하는 <렛미인>은 명확하게 볼거리를 제시하는 프로그램으로서의 지향과 기능을 성공적으로 구현하는 방송이다. 출연자들은 다양한 고민과 사연을 제시하지만 방송은 오직 외모를 통해 이를 해결하며, 무료로 새로운 얼굴과 몸을 갖게 된 출연자들은 무조건적인 해피엔딩에 도달하게 된다. 외모지상주의를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고, 외관을 고침으로서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송의 태도는 노골적이지만 바로 그 솔직한 지점에서 방송은 길티 플레저로서의 미덕을 획득한다. 출연자는 미모를 얻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는 놀라움을 얻는 윈윈 게임이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렛미인>은 종종 스스로의 태도를 미화하고 의도를 치장함으로써 위험을 초래한다. 정신과 상담을 병행하고 근원적으로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려는 제작진의 의도는 충분히 사려가 짐작되지만, 정작 방송이 보여주는 시선은 이율배반적이다. 과체중 출연자들이 등장할 때 화면을 흔들며 ‘쿵쿵’이라는 의성어를 써 넣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은 성형 이전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비하하며, 이것은 출연자 개인의 고민을 집단의 문제점으로 비약시킨다. 뿐만 아니라 성형 후의 행복을 강조하기 위해 출연자들은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콤플렉스를 노출시켜야 하며, 최종 후보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심지어 각자의 비극을 경쟁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이를 통해 방송은 출연자 한사람의 행복을 주장하기 위해 미인이 되지 못한 다수를 상대적 불행으로 단정 짓고, 출연자들의 외모를 놀렸던 가해자들과 같은 위치를 자처하는 셈이다. 결국 방송이 장기적으로 하는 일은 더 많은 <렛미인> 후보를 양산하는 일일 뿐이다. 만약 그것이 방송의 진짜 목표라면 그나마의 플레저도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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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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