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인, 즉 교민들을 대상으로 영업했던 시기가 초창기라면 중소 규모의 현지 업체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현재는 2단계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 미국 전역의 모든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3단계가 목표입니다."
LIG손해보험이 뉴욕지점을 개설한 지도 올해로 22년째지만 남궁영 LIG손보 미국지점장(사진)은 "이제야 성장기에 들어섰다"며 이 같이 말했다.
LIG손보의 역사는 2006년 전후로 나뉜다. 계열 분리가 되면서 사명이 기존 'LG화재'에서 'LIG손해보험'으로 바뀌게 됐던 것. 이 때문에 기존 주요 취급 품목이었던 LG그룹의 계열사 물권 대신 새로운 수익 기반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 교민들의 음식점이나 세탁소, 가게 등 스몰마켓(small market)에서 나름의 성과를 올렸지만 이 또한 한계에 부딪혔다.
결국 승부는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이었던 것. 이 때문에 국내 보험사로서는 처음으로 마케팅부터 시작해서 백오피스(Back Officeㆍ후선 지원업무)까지 모든 것을 직접 진행하는 현지 영업체계 갖췄던 것이다.
남궁 지점장은 "미국에 등록돼 있는 보험사 수만 3000여개가 넘는다"면서 "결국 현지 공략이라는 핵심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뢰와 경험을 쌓아가는 밑바닥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실적을 위해 욕심 내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큰 건수에만 욕심을 내다간 결국 누적되는 리스크로 인해 공든 탑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 꽤 알려진 유명 한인 업체들이 LIG손보의 고객이 되면서 입소문을 타자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상점들도 LIG손보에 조금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신속한 서비스와 정확한 커버리지(담보 범위)의 제시는 현지 보험사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차별화된 요소였다.
결국 LIG손보는 현재 스몰마켓을 넘어 대형 슈퍼마켓 등 미들마켓(middle market, 중소기업 대상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고 대기업들이 주요 고객인 시장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남궁 지점장이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상품 분야는 주택보험과 자동차보험이다. 아직까지는 2단계인 재물보험, 배상책임보험 등 중소규모 일반보험에 머무르고 있지만 결국에는 미국 현지 고객 개개인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시장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계획이다.
남궁 지점장은 "보험사의 경우 수익구조가 안정화 돼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는 시점을 매출 1억 달러로 본다"며 "당초 계획보다 2~3년 앞당긴 올해에 1억 달러 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상품시장에서 LIG가 진출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뉴저지(미국)=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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