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지구촌 선거의 해를 맞아 증권가 셈법이 분주하다. 세계 각국의 정권교체가 국내 경제와 증시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내수주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미국과 중국이 차례로 대선과 전국대표대회를 치렀고 일본과 한국도 다음달 각각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다. 각국 정권은 정치와 외교는 다른 노선을 걷더라도 경제정책에서만큼은 '경기 부양'이라는 공통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으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양적완화 정책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유동성 확대, 달러 약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진핑 시대를 맞은 중국 역시 적극적인 통화완화, 소비부양책을 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고 일본은 집권이 유력시되는 아베 신조가 과거 집권할 당시 엔화가 약세를 보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엔화약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G2와 일본이 모두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을 펼치면 자연스레 원화가 강세 기조를 띠게 된다. 이에 따라 수출주는 약세, 내수주가 강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는 게 공통된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음식료, 제약, 유통주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강세가 전망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이 돈을 풀어 경기 부양하는 노선으로 가고 있고 일본 역시 아베 신조가 집권하게 되면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대개 선진국이 유동성을 확대할 때는 아시아 통화가 강세로 가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음식료, 제약, 유통 등 내수업종이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오바마 대통령 재선 이후 미국 의료기기·제약회사에 대한 반기업 규제로 이들이 해외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 제약업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뤘다. 이연신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경제가 너무 침체돼 있기 때문에 누가 정권을 잡든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펴면서 엔화가 약세기조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수출업종 중 특히 일본과 라이벌 구도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IT업종은 약세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일본 엔화 약세로 일본차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국내 자동차업종에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리콜 사태 이후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 섣불리 매수하기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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