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가덕면 청룡리 논에 지름 10m, 깊이 20m 구멍 생긴 뒤 문의면, 미원면 등 10여 곳 지반침하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북 청원군의 땅이 꺼지고 있다. 지난 달 12일 가덕면 청룡리 나영예씨의 논에 지름 10m, 깊이 20m 크기의 구멍이 생긴 뒤 문의면과 미원면 등 10여곳의 농경지가 가라앉고 있지만 관계기관에서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언제 어느 곳에서 땅이 꺼질지 몰라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청룡리의 지반침하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07년과 2010년 논과 저수지가 가라 앉았다. 저수지 바닥에 3~4개의 구멍이 생겨 농업용수 2000~3000t이 땅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청원군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저수지 함몰의 1차 원인으로 석회석 폐광을 들었다. 석회석 광산채굴로 지반이 불안정해져 땅이 무너져 내렸다는 결론이다.
올해는 청룡리와 문의면 구룡리, 묘암리, 마동리와 미원면 구방리, 종암리 등에서도 지반침하가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청룡리 나씨의 논 지반침하 원인은 지식경제부가 용역을 통해 조사 중이다. 이번 지반침하 원인도 석회광산 채굴에 따른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주민들은 지반침하원인을 석회광산으로 보고 있다. 문의면, 가덕면, 미원면엔 10여개의 폐광이 있다. 또 4개의 석회광산이 채굴을 하고 있다. 광산채굴로 약해진 지반이 가라앉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에 비해 관계기관에선 이 지역을 지나가는 석회암벨트를 주목하고 있다. 폐광이나 운영 중인 광산 부근에서 지반침하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청원군의 땅이 계속 꺼져가고 있음에도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기관은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문의면 구룡리의 석회광 우일광산이 2002년 폐광 뒤 청원군은 2004년에 산림훼손 허가 때 사업체가 미리 낸 복구비 1억6000만원을 대집행해 9만㎥ 가량의 흙으로 폐광 웅덩이를 되메우기했다.
되메우기 뒤에도 깊이 30~40m의 웅덩이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지식경제부와 청원군이 완전복구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청원군은 대집행으로 복구를 마쳤다는 입장이며 지식경제부 산하 폐광관리를 맡은 한국광해관리공단이 나머지 복구작업을 해야한다는 견해다.
반면 한국광해공단은 청원군의 복구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광해방지사업 대상지 여부검토도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지반침하에 대한 정밀조사를 함께 벌여야하는 두 기관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중에도 청원군의 지반침하는 진행형이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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