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獨 "뉴욕은 우리 금을 잘 보관하고 있을까?"

시계아이콘02분 1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독일은 3396t의 금을 갖고 있는 세계 2위 금 보유국이다. 그러나 보유량의 절반이 조금 안 되는 1536t은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준) 지하 5층 금고에 보관해놓고 있다. 지하 25m, 해수면보다 15m 낮은 곳이다.


뉴욕 연준은행 지하 금고에 맡겨놓은 금은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에 보관돼 있는 금 1036t보다 많다. 나머지 450t과 374t은 각각 영국 중앙은행, 프랑스 중앙은행에 맡겨두고 있다.

뉴욕 연준에 맡긴 금이 워낙 많다 보다보니 지난 수십년 간 독일에서는 괴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뉴욕 연준 지하 금고에 맡겨둔 금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 됐다는 것이다. 미국이 독일의 금을 다른 곳에 빌려줬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한 술 더 떠 미국으로부터 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소문도 있다. 냉전시대 독일이 미국에 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미국은 주독 미군 철수 운운하며 반환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 루머는 1958~1969년 분데스방크 총재를 역임한 카를 블레싱이 미국에 금 포기 각서까지 제출했다는 루머로까지 확대된다.

1971년 블레싱 총재가 슈피겔과 마지막으로 했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상당한 신빙성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당시 블레싱은 "뉴욕에 보관된 금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달러를 금으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괴소문과 함께 독일에서는 뉴욕에 보관돼 있다는 금을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최근 달러나 유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키지면서 뉴욕 연준 금을 둘러싼 논란은 더 가열되고 있다.


기독사회당(CSU)의 페테르 가우바일러 의원은 분데스방크가 금을 제대로 확인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인물이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올해 여름 가우바일러 의원을 분데스방크 지하 금고로 데려가 금이 제대로 보관돼 있음을 확인시켜 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가우바일러 의원은 해외에 있는 금, 특히 뉴욕 지하에 보관된 금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우바일러 의원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자 최근 독일 연방회계국(FAO)은 비밀 보고서 한 건을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분데스방크의 금 관리 실태와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분데스방크가 좀더 나은 금 점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논란이 일자 분데스방크는 금을 되찾을 것이라며 앞으로 3년 동안 금 150t에 대해 점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게다가 뉴욕 연준은행에 맡겨둔 금의 개수와 무게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히 언제 확인할지 밝히지는 않았다.


뉴욕에 보관된 금을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FAO 보고서에 따르면 FRB는 보안ㆍ관리 기밀 유지 차원에서 주인에게도 금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수십년 동안 분데스방크 관계자들은 뉴욕에 금이 제대로 보관돼 있는지 서면으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독일 국민들이 발끈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분데스방크가 의회 예산위원회에서 해명해야 했을 정도다.


녹색당의 게르하르트 시크 의원은 "비상시 얼마나 많은 금을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유민주당의 하인츠 페테르 하우스타인 의원은 "해외에 있는 금을 모두 본국으로 갖고 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식적으로 2007년 분데스방크 관계자들은 뉴욕 연준 지하 창고를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독일이 맡겨놓은 금을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비공식적으로 지난해 5월 분데스방크 회계감사관들은 뉴욕 연준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들은 뉴욕 연준 지하 창고 9개 구역 가운데 독일의 금이 다량 보관된 한 구역을 확인했다. 당시 분데스방크 인사들은 일부를 빼내 무게까지 쟀다. 그러나 당시 방문 사실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다.


독일은 금본위제 시행 당시인 20세기 중반 '라인강의 기적'에 따른 엄청난 경상흑자로 많은 금을 쌓아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1971년 금본위제가 폐지되자 산적한 금을 활용하자는 여론이 일었다. 로만 헤어초크 전 대통령은 금을 팔아 의료보험 비용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2002년에는 자유민주당이 금으로 자연재해에 대비한 펀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에른스트 벨트케 전 분데스방크 총재는 국립 교육펀드 재단 설립을 제안했다.


이런 요구는 번번이 묵살됐다. 최근에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금을 유로본드의 담보로 활용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를 거부했다.


분데스방크는 비상시 대응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금을 뉴욕에 그대로 두자는 입장이다. 유로가 붕괴될 경우 보유 금을 달러나 파운드로 쉽고 빠르게 교환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뉴욕 연준은 그나마 이따금 제한적이나마 보관 중인 금을 공개한다. 하지만 미 켄터기주 포트녹스 군기지의 지하 요새에 있는 금은 최근 수십년 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박병희 기자 nut@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병희 기자 nut@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