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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도시농업국 쿠바, 성공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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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장, 18일간 쿠바 방문…“유기농업과 지역농업의 조직화 필요”

앞서가는 도시농업국 쿠바, 성공비결은 쿠바 농업의 중심, 오가노포니코의 모습. 이랑을 벽돌, 나무, 천 등으로 만든 뒤 안에 흙을 넣어 채소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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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지구 반대편 나라 쿠바. 체게바라가 있던 곳,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노래가 있는 곳, 헤밍웨이의 ‘노인과바다’가 만들어진 곳. 언제나 환상과 동경이 자리한 나라다.

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장이 쿠바에 다녀왔다는 말을 듣고 인터뷰 요청을 했다. 환상의 간접경험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박 원장은 전국시도연구원협의회 연수단과 지난 달 8~16일 쿠바에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쿠바의 도시농업과 의료, 교육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등을 찾기 위해서였다.

다녀온 지 얼마 안 돼 자료정리가 부족하다며 인터뷰를 걱정한 박 원장에게 머리와 가슴으로 느낀 것을 진솔하게 풀어내달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박 원장은 우리가 책, 영화 등으로 접한 쿠바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는, 지금 그대로의 쿠바를 들여줬다. 특히 도시농업에 대해선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박 원장은 ▲국무총리실 농림어업인 삶의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개발위원회 위원 ▲한국사회경제학회 회장 ▲한국농업정책학회장을 지내는 등 사회경제와 농업부문전문가다. 이번 연수에 도시농업견학을 넣은 것도 박 원장의 뜻이었다.


쿠바는 혁명 뒤 교육과 의료를 국가에서 책임진다. 이는 많이 알려진 게 사실. 하지만 세계에서 도시농업이 가장 잘 발달한 나라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숨겨져 있다.


1989년까지 쿠바농업은 비행기로 씨를 뿌리고 대형트렉터가 대량의 농약과 화학비료를 뿌리는 대규모 농장체제였다.


박 원장은 “쿠바는 소련이 많은 지원을 했다. 쿠바의 사탕수수 등은 비싸게 사주고 원유 등 원료들은 싸게 팔아줬다”며 “1980년대까지 주민들은 필요한 물품배급, 월급의 20분의 1로 기본적인 식료품을 살 수 있어 먹거리생산은 생각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쿠바가 소련이 무너진 뒤 혼란을 겪었다. 여기에 미국의 쿠바봉쇄로 수출·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소련의 지원은 반에 반도 미치지 못했고 석유, 화학비료, 농약, 농기계, 사료부족으로 농업생산은 반으로 줄었다. 도시는 심각한 식량위기를 맞았다.

앞서가는 도시농업국 쿠바, 성공비결은 지난 달 전국 발전연구원장들과 함께 쿠바를 다녀온 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장


박 원장은 “이 때 도시민들이 텃밭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유기농업을 시작했다”며 “소련붕괴 뒤에 찾아온 경제위기, 수입봉쇄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자급’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민들은 농사지을 수 있는 공간은 어떻게든 최대한 활용했다. 행정당국에선 제도와 법을 만들어 도시농업을 돕기 시작했다. 1994년 농업부는 최초로 도시농업을 제도화했다. 가정의 텃밭부터 대형 협동조합까지 농업부 지원을 받고 사람들은 농지를 분양받고 종자와 농사법 교육까지 받을 수 있었다.


오가노포니코(organoponicos)란 기술이 퍼져나갔다. 오가노포니코는 콘크리트 벽돌, 돌, 베니어합판, 금속조각으로 둘레를 친 뒤 그 한 가운데 퇴비와 구비를 섞은 흙을 넣고 칸테로라 불리는 묘상에 채소를 기르는 생산기술이다.


오가노포니코는 1997년에 2만7000t, 1998년엔 채소생산량이 5만t에 이르렀다. 수도 아바나에서 쓰이는 채소, 우유 등은 거의가 도시농업으로 해결했다.


시민들은 도시농업동호회를 만들어 농지알선과 유기농업의 기술개발, 농업용수 확보, 종자와 비료, 바이오 농약, 농기구 제고, 시민에게 농업지식 보급 등의 역할을 했다.


쿠바 도시농업 발달원인으로 박 원장은 인구의 75.4%가 도시 및 도시근처에 살아 농산물수요가 충분하고 도시 안에 많은 유휴농지, 유휴노동력, 농산물 물류비용 절감, 신선한 채소 공급 등을 꼽았다. 여기에 도시의 음식물쓰레기는 퇴비로 쓰고 환경파괴개선과 농업비용감소 등 이상적인 농업환경이 만들어졌다.


쿠바정부는 도시농업을 돕기 위해 국제열대농업연구소를 비롯해 축산연구소, 벼농사연구소 등 33개의 연구소를 만들었다. 아바나시내에만 10개의 연구소들이 연계체계를 갖추고 연구한다.

앞서가는 도시농업국 쿠바, 성공비결은 생산된 채소는 여러 판매처에서 팔린다. 판매처들은 각각의 생산자들에 의해 관리되고 지역민에 의해 유통되며 중간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한다.


박 원장은 “국제열대농업연구소는 오가노포니코 토양과 퇴비관리방안, 토양연구소는 지열과 퇴비, 미생물 비료 연구, 식물방역연구소는 고추, 마늘 등의 추출액으로 바이오농약을 만든다”며 “도시농업전국회의에서도 농가, 보급원, 연구자, 행정관이 모여 최신기술, 성공비결, 실패경험 등을 주고받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쿠바의 도시농업은 전기, 디젤, 가솔린, 수입종자 등을 쓰지 않는다. 물뿌리개나 살수기 등을 쓰는 등 전통방법을 지킨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박 원장은 “쿠바의 도시농업에 대한 평가는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게 사실”이라며 “유기농업과 지역농업의 조직화(생산, 가공, 유통, 소비의 토탈시스템), 지역 내 유통과 지역 내 소비 우선, 지역자원을 활용한 생태순환형 유기농업 등은 우리나라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쿠바의 도시농업을 평가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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