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야권 단일화 깃발을 들고 정치권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연일 문재인 민주통합당ㆍ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의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단일화의 방법론과 방식까지 제시하는 '훈수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것.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국면에서 양측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조 교수가 최근 민주당과 문 후보 측의 행사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문 후보 측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조 교수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문재인 후보와 '새로운 정치'를 주제로 특별대담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준한 인천대 교수와 함께 '야권단일화와 경쟁력' '민주통합당 쇄신 방안' '한국정치의 문제점' '안철수 후보의 정치쇄신 방안' '새로운 정치 실천을 위한 제안' 등을 놓고 문 후보와 문답을 진행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거의 모든 이슈를 총망라해서 논의를 펼쳐 사실상 문 후보가 갖고 있는 정책 이슈와 후보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부각시켜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조 교수는 최근 문 후보 측과 민주당이 주관하는 행사에 잇따라 참석해왔다. 24일에는 문 후보 캠프가 개최한 '정치혁신 국민대담회'에 참석해 "단일화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 플러스 알파(α)가 필요하다"며 "두 후보 캠프와 지지자들이 같이 갈 때 비로소 이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25일에는 민주당 쇄신모임 초청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갖고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27일에는 시민정치콘서트 '우리는 유권자다'에서 사회를 맡아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한 방안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그는 단일화의 시기와 방식, 방법론을 제안하며 두 후보가 단일화 논의에 나설 것을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민주당 쇄신모임 초청토론회에서는 단일화 방식으로 "두 후보가 직접 토론하고 이에 대한 전문가 평가 작업이 필요하다"며 ▲공개토론 ▲여론조사 ▲모바일투표 등 3개 조항의 결합을 제안했다.
지난 11일에는 '정치혁신위 공동구성→공동 정강정책 확립→세력관계 조율'이라는 3단계 단일화 방안도 제시했다. 양측이 공동으로 절반씩 참여해 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한 뒤 책임총리제와 대통령권한 등 공동정책에 합의하고 이를 기초로 11월 초쯤 단일화를 이야기하자는 밑그림이다. 안 후보 측이 손사래를 쳐 불발에 그치기는 했지만 야권에서는 조 교수가 내놓은 후보단일화에 대한 밑그림이 현 상황에서 최선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편 자신의 정치개입 논란에 대해 조 교수는 24일 "대한민국에 3기 민주정부를 세우게 되면 10년간은 '여의도(정치권을 의미)에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25일 "선거 때만 되면 시계의 뻐꾸기처럼 튀어나와 정치장사를 하고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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