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일화, 덧셈과 뺄셈의 전쟁...양보없는 치킨게임 시작됐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30일로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정치권과 국민들의 관심이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 성사여부와 대선에서의 성패여부에 쏠려 있다. 안철수 후보가 무소속으로 대선출마를 선언한 9월 19일 이후부터 29일 이날까지 40여일간의 모든 관심과 대선이슈의 블랙홀은 단일화였다. 두 후보는 총론(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에서는 공감했지만 각론(단일화 방식, 시기)에 대해서는 입장차만 보여왔다.
지난 40여일간 멈춰있던 단일화 시계가 이날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범야권과 각 후보측을 종합하면 단일화 논의는 늦어도 11월 19, 20일 안에는 이뤄진다. 이를 위해 이번주부터 두 후보측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물밑 교섭을 시작한다. 11월 4일 둘째주부터는 협상창구를 본격 가동하고 단일화 방식을 정하게 된다. 방식합의의 마지노선은 대선후보등록(11월 25∼26일) 2주일 전인 11일 전후다. 1주일여간의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면 후보 단일화의 최종 결과는 늦어도 11월 19,20일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문 후보, 범야권 원로들이 11월 20일을 데드라인을 보는 이유는 역대 단일화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 단일화에도 15일이 걸렸다"며 "적어도 대선을 앞둔 단일화는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보다는 적게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까지 문 후보는 정당후보론을 앞세우며 안 후보의 양보와 흡수통합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안 후보는 탄탄한 지지율을 무기로 문 후보는 물론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정치쇄신을 요구하고 단일화의 전제 역시 이것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지만 3자 구도시 필패론에 대한 우려는 높다. 여야는 모두 이번 대선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단일화 후보간에 51대 49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누가 2%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려서다. 하지만 문-안 단일화의 드라마가 예정된 일정을 넘기거나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결과는 예측불허다. 후보등록 이후, 여기에 투표용지 인쇄 이후에 단일화를 할 경우 유권자의 혼란을 가중시켜 대규모 사표(死票)가 발생할 수 있다. 2010년 경기지사 선거 때 심상정 후보가 하루 전 사퇴했는데 당시 심 후보 지지로 추정되는 무효표가 18만표가 나와 1,2위 표차인 19만표에 육박했다.
새누리당도 단일화는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다만 단일화 과정에서의 불협화음과 야합이라는 평가절하를 통해 1+1=2라는 시너지효과를 반감시킨다는 복안이다. 3자 대결에서는 확장성이 높은 안 후보보다 국정실패의 경험을 가진 문 후보가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반대로 문-안 두 후보가 정당-무소속을 떠나 문재인세력과 안철수세력의 세력간 거대통합이 이뤄지면 1+2=2를 넘어선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남은 20일간 야권은 정수장학회, 과거사 등에 대한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에 공세의 고삐를 쥐는 한편, 문-안 두 후보는 정책-민생행보를 본격화하면서 단일화 협상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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